연료비 인상과 에너지 수급 등 문제로 2021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이 63% 증가하는 가운데 중소 제조기업들 대다수가 현재 에너지 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비용을 납품 대금에 연동하지 못하는 만큼 이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에너지비용 부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6일까지 302개 중소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먼저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에 관해 부담된다는 된다는 응답이 93.0%에 달했다. '매우 부담'으로 응답한 기업도 39.7%로 40%에 가까웠다.
전기요금 인상 대응계획은 속수무책이었다. '특별한 대책 없음'이 76.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냉·난방, 조명 등 비핵심 사용량 절감'(12.9%) 등 순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중소 제조기업은 납품단가에 전기요금을 반영하지 못했다. 응답 기업 77.5%가 납품단가에 전기요금 인상분을 미반영하고 있었고, 반영하더라도 82.4%가 요금인상분 20% 미만으로 반영하는 상황이었다.
전기요금 인상 추이가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74.2%가 감소한다고 응답했고, 8.9%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다고 답했다.
요금 절감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 단기 급등'이 36.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설비 특성상 24시간 가동이 불가피함(27.2%) △예측 불가능한 거래처의 발주패턴(21.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지원 정책은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등 요금개선이 8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노후 기기→고효율 기기 교체 지원(23.5%) △ESS(에너지저장시스템)보급 확산(7.6%) 등 순으로 응답했다.
전기요금 개선과 관련해 가장 시급한 부분으로 △계절별 요금 조정(6·11월 여름·겨울철 요금 → 봄·가을철 요금)(45.3%) △시간대별 요금 조정(토요일 낮 시간대 중부하 요금 → 경부하 요금)(32.9%) △에너지효율 향상 인센티브 도입(16.9%) 등의 순이었다.
에너지 효율 향상 관련 정부 지원사업에는 11.9%만 참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는 △지원정책이 있는지 몰라서(또는 늦게 알아서)(49.2%) △필요한 지원정책이 없음(29.7%) △지원절차가 까다로움(10.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탄소중립 확산에 따른 지원책으로는 △탄소중립 지원 사업 보조율 상향(38.1%) △에너지 절약시설에 대한 통합 투자 세액공제 확대(31.0%) △통합 탄소 데이터 플랫폼 도입(21.4%) 등으로 나타났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작년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산업용 판매단가가 주택용을 넘어설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이 최근 급등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은 요금인상분을 제대로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계절별·시간대별 요금 조정 등을 반영한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신설과 전기료 등 에너지비용 납품 대금 연동제 포함 도입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