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4분기 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칠 대어급 신차를 투입한다. 강력한 신차 효과를 바탕으로 고금리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에 따른 판매 침체 장기화를 끊어내고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을 연달아 내놓는다.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전기(BEV)는 '아이오닉 9', 하이브리드(HEV)와 내연기관(ICE)은 '팰리세이드'로 대응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친다.
먼저 새로운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 9을 11월 22일 개막하는 LA 오토쇼 2024 현장에서 공개한다.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최초 공개를 결정한 것은 큰 차를 선호하는 북미 시장에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을 국내 아산 공장과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다. 현지 생산 체계로 보조금 등 미국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아이오닉 9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경쟁 모델인 기아 EV9을 능가하는 사양을 갖춘다. 5m가 넘는 전장에 99.8㎾h 배터리를 탑재해 500㎞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신형 팰리세이드를 애초 계획보다 출시 시점을 한 달여 앞당겨 12월 출시한다. 전기차 캐즘과 높아진 하이브리드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6년여 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팰리세이드는 디젤을 단종하고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앞세운다. 현대차그룹 차종 가운데 처음으로 대대적 주행 성능 개선을 이룬 차세대 2.5ℓ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형 팰리세이드는 국내 판매를 시작한 후 내년 상반기부터 유럽과 북미 시장에 순차적으로 데뷔한다. 생산 목표량은 기존 팰리세이드보다 30%(5만대) 이상 상향한 21만대로 잡았다.
판매가 주춤한 픽업트럭 시장도 신차 효과로 살아날 전망이다. 기아는 첫 픽업트럭 '타스만'을 내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제다모터쇼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임 바디를 채택한 강인한 픽업트럭을 목표로 삼은 타스만은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위해 다양한 험로에서 1만8000회 이상 품질 테스트를 거쳤다. 타스만은 연내 실차 공개에 이어 내년부터 국내와 오세아니아, 중동, 아프리카 등 국내외 판매를 본격화한다.
KG모빌리티는 프로젝트명 O100으로 알려진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 '토레스 EVT'를 공개할 계획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존 토레스·액티언에 이어 KG모빌리티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계승한다. BYD와 협업해 개발한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할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 역시 판매 반등을 위한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폴스타는 다음달부터 전기 퍼포먼스 SUV '폴스타 4' 고객 인도를 개시한다. BMW는 주력 SUV 중 하나인 'X3'의 4세대 모델을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플래그십 대형 SUV 'G클래스' 신형 모델을 내놓는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