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데드라인 보름 앞으로…HD현대重·한화오션, 암초 넘을까

지난 9일 조선노연 총파업 모습. 금속노조
지난 9일 조선노연 총파업 모습. 금속노조

주요 조선사 노조 연맹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데드라인을 보름 앞으로 설정했다. 이 기간이 넘어가면 강도 높은 공동행동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놨다. 사측 역시 빠른 타결을 바라는 상황에서 데드라인 안에 임단협이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조선노연은 오는 10월 11일까지 임단협 마무리를 위한 집중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간 중 조선노연 차원의 공동파업은 진행하지 않고 사업장 상황에 맞는 파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기간 중 임단협이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 총력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10월 16일 2차 총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아직까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추석 직전 임단협을 타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한화오션도 추석 연휴 이후부터 매일 교섭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쟁점 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문제는 임금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0만20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격려금 4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사측의 제시안을 거부하고 더 높은 임금 인상 및 격려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한화오션 노조) 역시 기본급 8만7000원 인상 및 일시금 200만원 지급의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각 사 노조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25일 전 조합원 4시간 파업을 전개했고 오는 27일 7시간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교섭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번주 파업을 예정대로 한 뒤 다음주 중대결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노조의 경우 추석 연휴 이후 매일 크고 작은 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에는 1도크 부근에서 8시간 파업을 전개했다. 또 한화그룹 서울 본사 및 김승연 회장 자택 앞에서 상경 투쟁도 전개하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는 교섭 상황을 맞춰 지속적으로 파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협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조선노연이 제시한 데드라인 안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임단협을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사안에서 의견 접근을 이뤄낸 상황이고 임금 및 타결금은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서 충분히 의견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단협을 타결한 삼성중공업이 기준이 될 것”이라며 “실적이 회복세에 들어선만큼 현재 제시한 금액보다 높은 금액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 간부 중심의 파업이여서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남은 기간 동안 집중교섭을 진행하면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