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정부에 자사 핵심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하며 명분 싸움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으려는 모습이다. 반면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고려아연은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국가핵심기술 판정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상기술은 이차전지소재 전구체 관련 기술로,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고려아연과 자회사인 켐코가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기술로 고려아연이 대표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국가핵심기술 판정과 관련해 산업부는 전문위원회 개최를 비롯해 표준절차를 진행하는 등 내부검토를 완료한 뒤 판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고려아연이 명분 싸움에서 앞설 것으로 보인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로부터 기술을 지켜야 한다는 명분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또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해외 매각 절차가 까다로운만큼 중국 자본으로부터 고려아연을 지킨다는 명분 또한 커지게 된다.
같은 날 영풍은 최 회장과 노진수 전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영풍은 이들이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투자, 해외 자회사인 이그니오 홀딩스 투자, 씨에스디자인그룹과 인테리어 계약 체결을 결정하면서 고려아연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입장이다.
영풍은 “동업정신을 파기하고 회사를 사유화한 경영 대리인 최 회장 및 고려아연의 수상한 경영행보가 시작됐을 당시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던 노진수 전 대표이사에 대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