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리튬 전지 폭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구리 원자를 정밀하게 배열한 금속 호일로 리튬의 불균일한 성장을 억제해 전지 안전성과 수명을 개선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박종래)은 이현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구리(111) 단결정 호일을 무음극 리튬 전지에 적용, 전지 수명과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폭발 위험이 없는 무음극 리튬 전지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구리 단결정 호일을 이용해 리튬이 전지 표면에서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균일하게 퍼지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리튬이 안정된 사방 십이면체 결정 구조로 균일하게 자라나고 전지 효율과 안전성도 향상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데도 성공했다. 덴드라이트는 리튬이 불균일하게 쌓여 나뭇가지 모양으로 성장하는 구조로 전기적 단락을 일으켜 전지의 폭발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충전 중 발생하는 덴드라이트 문제는 리튬 금속 전지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었다.
이번 연구에는 로드니 루오프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연구팀, 진성환 강원대 교수팀, 서동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이 참여했다.
이현욱 교수는 “기존 리튬 전지 연구는 충전에만 초점을 맞춰 한계가 있었다”며 “충전과 방전을 모두 고려한 기술 개발이 이뤄질 때 꿈의 전지인 무음극 리튬 전지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9월 21일 세계적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속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