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폐기물 분해·재활용을 쉽고 경제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최민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신혜영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교수팀이 폐플라스틱 분해·재활용 공정 중 중요 반응인 '탈염소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적은 백금으로도 염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다양한 플라스틱 재활용 연구가 진행되는데, 열분해를 이용한 화학적 재활용 방법은 복잡한 플라스틱 폐기물 분류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큰 주목을 받는다. 또 이때 생성되는 유분은 플라스틱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으로 변환 가능하다.
다만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에는 다양한 불순물이 포함돼 있다. 특히 폴리염화비닐(PVC) 열분해로 생성되는 염소 화합물은 반응기 부식을 유발하고, 촉매를 비활성화시킨다. 기존에는 염소 제거 촉매 공정이 연구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감마 알루미나에 백금 미량을 담지한 촉매를 사용해 탈염소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고성능 촉매를 설계했다.
탄소와 염소 사이 결합을 끊고 백금에서 활성화된 수소가 감마 알루미나 표면에 전달돼, 염소를 염산 형태로 제거하는 독특한 반응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염소를 다량 포함한 해양 폐기물 기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이용한 반응에서도 염소 98% 이상을 효과적으로 제거했고, 높은 장기 안정성을 확인했다.
최민기 교수는 “탈염소 반응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매우 중요한 반응이지만 심도 있게 연구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탈염소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으로 고성능 탈염소 촉매 개발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석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 학생, 판 티 옌 니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석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 8월 2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이 연구는 롯데케미칼 탄소중립연구센터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