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전세대출도 막힌다···인터넷은행 30일부터 '고액 월세·반전세' 제한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로 취급하는 비대면 주담대 문이 좁아진다. 26일 인터넷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이달 30일부터 전세대출 대상자를 제한한다.

케이뱅크는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전세대출 △청년전세대출 △전세대출(대출 갈아타기) △청년전세대출(대출 갈아타기)에서 주택금융공사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해, 보증금을 재산정한 금액이 7억원(수도권 외 지역 5억원) 이하인 임대차계약에만 대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보증금이 7억원(수도권 외 지역 5억원) 이하인 임대차계약 전체가 대출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전세보증금과 월세 사이 대체 비율까지 보겠다는 것이다. 9월 현재 주금공 전·월세 전환율은 6%로 전세보증금 1억원당 월세 50만원이다. 수도권 기준 월세 350만원이 넘거나 보증금 2억원에 월세 300만원을 넘는 일명 '고액 반전세'는 인터넷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앞서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30일부터 전세대출 보증 대상자 요건을 따질 때 전·월세 전환율을 적용하기로 하고 이 같은 방침을 은행권에 전달했다. 고액 반전세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같은 내용으로 주담대 제한을 실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금공 보증이 적용되는 상품에는 달라진 기준을 적용해 대출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권 이번 조치로 시중은행이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를 일시 중단한데 이어, 비대면 주담대도 문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 희망자는 직접 영업점에 방문해 창구직원과 본사 차원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이달 들어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을 잠정 중단하고 금리를 올리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한 정부 방침에 적극 협조 중이다.

1금융권 가계대출 제한으로 인한 '풍선효과' 우려도 현실화 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000억원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신전문금융회사(+7000억원)와 저축은행(+4000억원)도 보험(+3000억원)에서 모두 늘었다. 1금융권 가계대출 제한으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서울강동농협이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기관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농협중앙회에 건전성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서울·수도권 대단지 아파트 집단대출 시장에서 2금융권이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