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인공지능(AI) 강국이 되기 위해 '바이오 데이터 활용 촉진법'을 제정하고, '바이오 데이터 활용 선진국'을 향해 가야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국회 AI와 우리의 미래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의 AI 대전환'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김화종 K-멜로디사업단 단장은 “다른 나라가 하지 않는 우리만의 독특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세계에서 바이오 데이터 활용 촉진법을 만든 나라는 없지만 우리는 규제나 걸리는 것이 많아 이 법을 만들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연구비가 투입된 공공사업은 데이터를 반드시 활용하도록 의무화해야 하며, 국민으로부터 측정된 데이터는 연합학습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은 법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원천 데이터를 내놓으라고 하면 연구자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지만, 연합학습에 제공하라고 하면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필수화하기 위해 논문, 특허처럼 '데이터 활용도'를 연구 평가에 반영하자고도 제안했다.
기존 바이오 데이터는 원천 데이터는 물론 가공된 데이터도 확보하기 어렵고, 정보유출책임, 품질관리 등의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부터 연합학습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프로젝트인 'K-멜로디 사업단'을 가동했다. 제약사, 연구기관, 대학, 병원, 벤처 등에 분산된 데이터의 공동 활용이 가능하고, 데이터 기반 협력이 가능하다. 연합학습 기반은 민감, 비밀 데이터도 AI 모델 학습에 공동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2028년까지 5년간 348억원을 지원한다.
김 단장은 “연합학습에서 공유되는 AI 모델은 개인정보보호법 또는 지적재산권 유출이 아니라는 법적 해석도 필요하며 개인정보보호법에 해당하지 않음을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신약 개발(헬스케어) 혁신 클러스터 조성과 오픈 콜라보레이션 플랫폼 구축 제안도 나왔다.
강재우 아이젠사이언스 대표는 “대학, 연구소, 기업이 집적된 'AI 헬스케어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해 혁신적인 연구 및 임상시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오픈 콜라보레이션 플랫폼도 구축해 산학연 협력 프로젝트 공모 및 매칭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지식재산권 공유 및 기술이전 촉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패널 토론에 참석한 박수준 ETRI 디지털융합연구소 본부장은 “연구자들이 연구보다 실험정리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데,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이 만들어지면 챗GPT 같은 것이 바이오 분야에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진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하면서 작은 데이터로 작은 AI 모델을 만들어 최대한 효율성을 뽑아내는 것을 봤다”면서 “복잡한 모델을 만들어 좋은 해답을 내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 못 박는데 필요한 것은 손망치 하나인 것처럼, 작은 AI 모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니 좀 더 균형적으로 정책이 개발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 'AI와 우리의 미래' 공동대표인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바이오 챗GPT를 만들기 위해 AI 바이오 포럼을 만들 예정”이라며 “기업, 병원, 출연연구소 등의 데이터를 한데 모으고 정리할 시점이 됐고, 바이오 챗GPT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을 크게 한 번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AI 신약개발 지원 등을 위해 'AI 디지털 바이오 육성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달 공개할 계획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