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평구)이 한반도 단층운동과 화산활동 예측, 위험 평가 기술 개발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지질재해 선제 대비·대응 기반을 마련했다.
지질연은 지질재해연구본부가 지난 5년 동안 한반도 제4기 단층운동, 화산활동을 연구한 결과를 지오사이언스 저널 특별호(10월호)에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4기는 신생대 마지막기로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로 돼 있다. 홀로세는 1만1700년 전 시작됐다. 이 기간 중 분화 기록이 있는 홀로세 화산에는 백두산, 제주도, 울릉도가 포함돼 있다.
한반도는 판 경계로부터 500㎞ 이상 떨어진 판 내부다. 판이 충돌하는 섭입대와 달리 단층운동·화산활동 주기가 길고 일정하지 않다. 이런 특성에 적합한 연구 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특별호는 제4기 국내 발생한 단층운동과 지진지표파열, 단층운동에 따른 변형 양상, 이를 탐지·분석하는 방법론 등 10편의 연구논문을 담았다.
최진혁 지질재해연구본부장과 김태형 박사는 판 내부 단층모델 평가기술을 제시하고, 양산단층에 적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양산단층 전 구간 지질·지형·지진 자료를 종합한 한국형 단층모델을 제시했다. 그동안 단층모델 평가기술은 판 내부는 개발된 바 없었다.
또 이번 호에는 한반도 홀로세 화산활동과 구조, 마그마·화산가스 기원, 마그마 배관시스템, 지구조 환경에 대한 7편 연구 논문도 발간됐다.
고선영 화산연구단 박사팀은 약 1만7000년 전 분화로 형성된 화산체인 '제주도 수월봉 화산의 마그마배관시스템' 특성을 발표했다. 마그마배관시스템은 화산체 하부 마그마의 생성부터 분출까지 전체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수월봉 화산 마그마에서 생긴 화산유리(마그마가 급격히 냉각된 덩어리) 미세조직 관찰과 화산유리 특성 분석으로 화산체 하부 마그마배관시스템을 복원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연구 기법으로, 국내 화산 연구의 국제 경쟁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최진혁 본부장은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한반도 단층운동과 화산활동에 최신 기법과 다학제 연구를 융합·적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단층·화산 분야 꾸준한 기술개발과 국내외 연구협력으로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질연 활성지구조연구센터와 화산연구단은 한반도 중대형 지진과 화산 다학제 연구 일환으로 판 내부 활성단층 및 활화산 연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