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필연기술은 국가 미래를 좌우하게 돼, 놓치면 안 됩니다. 동남아·아랍권과의 연계로 중요 영역인 인공지능(AI) 분야 영향력을 키우고 다양한 영역의 규제를 풀어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2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민희)가 주최하는 특별강연 연사로 나서 한 말이다.
이 총장은 '21세기 필연(Inevitable) 기술과 대한민국 전략'을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미래 인류 발전을 위해 피할 수 없는 기술을 '필연기술'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AI, 줄기세포 및 유전자가위, 기후·에너지기술을 이들 필연기술로 꼽았다. 이 총장은 “이들은 인류 발전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기술이면서 첨단을 달리고, 진입장벽이 높다”며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특히 AI가 중요하다면서 AI 관련 큰 국가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AI 시스템을 보유할 수 있는 미국, 중국에 이은 세 번째 나라라며, 'AI 천하삼분지계'를 이뤄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리고 그 동맹으로 동남아와 아랍권을 꼽았다.
그는 “타국의 AI를 활용하는 것은 그 나라 문화권에 들어가는 것인데, 아랍권이 미국이나 중국과 협력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이는 동남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AI 독자 모델과 AI 반도체 기술을 키우면서 이들 나라와 국제 연대를 이뤄야 우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다양한 산업의 규제를 없애는 것도 필연기술 발전에 중요하다고 전했다. 여러 사례를 들었는데, 특히 자율주행차의 경우 “미국은 업계를 이미 선도하고 있고, 중국은 규제가 없어 발전 속도가 엄청난데 우리는 개인정보보호 이슈로 답보상태”라고 했다.
줄기세포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줄기세포 유전자가위 실험이 (규제 탓에) 거의 불가능해 KAIST는 해외에 관련 연구실을 두려고 준비 중”이라며 “가능하면 국내에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규제 프리 구역을 두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연구비 1조원 지원보다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특강에는 최민희 위원장, 최형두·김현 간사를 비롯해 국회 과방위원과 국회의원 보좌진 등 많은 인사가 참석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