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수소·연료전지연구단의 김진영 박사팀이 나노구조 조절로 이리듐 사용량을 20분의 1로 줄인 그린수소 생산 수전해 양극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전해는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그린수소 생산법으로,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촉매가 필요한데, 백금이나 이리듐과 같은 값비싼 귀금속 물질로 사용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린수소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레이수소 대비 2~3배 높은 가격을 낮춰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전해 스택 생산비용의 약 40%를 차지하는 이리듐 등의 양극 촉매 귀금속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촉매 활성도를 높이기 위한 합금화 기술 및 나노 구조체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수전해 장치 구동 조건에 적합하지 않거나 대량생산에 필요한 수준을 확보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요철형(Jagged) 표면구조를 가지며 속이 비어있는 이리듐 기반 나노튜브 구조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전극 내부 다양한 형태의 나노 기공 구조를 단계적으로 형성해 부피 대비 표면적이 넓고 전기전도성과 기체 이동이 쉽게 만들었다. 그 결과, 전극 내 계층적 기공 구조를 통해 빠른 촉매 반응과 기체 배출이 가능해져 수전해 활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성능 시험 결과, 현재 상용 수준보다 이리듐 사용량을 20분의 1 수준으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1.7V 기준으로 상용 촉매에 비해 약 4배 높은 수전해 성능을 보였다. 또 100시간 내구 평가에서도 5% 이내의 성능 감소를 나타내며 안정적인 수전해 구동 특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상용화를 목표로 수전해 장치에 적용할 수 있는 균일한 대면적 전극 제작 공정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김진영 박사는 “물리적 구조 변형을 통하여 기존의 귀금속 저감형 수전해 촉매의 성능 개선 한계를 극복했다”며, “해당 기술을 통해 그린수소의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춰 친환경적인 수소 생산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국제공동연구사업 등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Advanced Energy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저널 Back Cover 표지로 선정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