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마감일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려아연과 MBK 측은 '중국 매각'을 두고 주말 설전을 벌였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각) 중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촉발된 17억 달러 규모의 인수전'이라는 제목의 기사을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다뤘다. WSJ는 “논쟁의 발단은 이 회사가 언젠가 중국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라며 “고려아연을 둘러싼 대립은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될 가능성만으로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거래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이 공급망을 교란시키거나 과잉 공급으로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점에 불안해한다”며 “니켈에서 코발트, 리튬에 이르기까지 광물 분야에서 중국의 우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SAFE'는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적대적 인수 시도”라며 “중국이 지원하는 한국의 사모펀드”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핵심광물 공급망을 지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매물로 나와 있지 않은 중요한 광물 자산까지도 공격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면서 “미국 에너지 안보 싱크탱크와 유력언론은 MBK의 공언과는 별개로 필수광물과 글로벌 자원 확보를 위한 중국의 공격적인 태도와 이번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 시도를 연관 지으며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MBK 측은 WSJ의 보도를 고려아연이 왜곡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MBK 측은 한국 및 일본에서의 광범위한 교류와 투자를 강조하며,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내용과 국내 기업을 중국 기업에 한 번도 매각한 적이 없다는 것 역시 보도에 반영됐다고 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복현 원장이 최근 부원장 회의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진행 과정이 경쟁 과열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면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공개매수 등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수는 관련자들 간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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