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크기 발전기로 LED 100개 밝혀...화학연, 마찰 발전 소재 성능 13배↑

완성된 마찰발전 소자. 가장 앞쪽부터 은박재질 전극과 전선, 가운데 이온겔 전기이중층 소재 ,뒤쪽 마찰 소재 순서로 결합돼 있다.
완성된 마찰발전 소자. 가장 앞쪽부터 은박재질 전극과 전선, 가운데 이온겔 전기이중층 소재 ,뒤쪽 마찰 소재 순서로 결합돼 있다.

마찰 전기 발전 소재 성능을 13배나 높인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이수연·김태호 박사팀이 이온겔 전기 이중층(iEDL) 및 고내구성 양전하 소재를 적용해 누설전류 최소화, 전력 생산 극대화, 1만회 반복 사용에도 성능 유지 등이 가능한 고출력 마찰 발전 소재 기술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정전기는 스마트워치 충전 등 소형기기에서 유용하나 구조적으로 전류가 누설되는 한계가 있고 출력이 낮다. 반복 마찰로 마모 시 성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마찰 소재와 전극 사이에 iEDL 소재를 추가해 전류 누설 문제를 해결하고 전력 발생량을 높였다. iEDL은 전해질과 전극 표면 사이에 형성되는 두 개 전하 층인데, 마찰 후 생성된 전하 상태가 유지되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iEDL 소재 적용시 전력 밀도(일정 시간 생산되는 전력의 양)는 13배(2→26W/㎡)로 증가됐다.

마찰전기 발전소자용 이온겔 전기이중층(iEDL) 개발
마찰전기 발전소자용 이온겔 전기이중층(iEDL) 개발

이 소재는 기계적 안정성이 뛰어나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겨도 많은 전기를 생산한다. 1만회 반복 실험 결과 최대 출력 전압 하락 폭이 0.1V 이내에 불과했다.

또 4.7마이크로패럿(μF) 소용량부터 470μF 대용량 기기까지 충전 가능한 성능을 보였다. 500원 동전 크기 마찰발전소자 1개는 50밀리와트(㎽) LED 전구 100개를 밝힐 수 있다. 주변 다양한 전자기기에 적용할 수 있어 향후 활용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발생 전기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소자 개발, 고효율 독립 전원 시스템 구축에 성공한다면 2030년경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영국 원장은 “기존 연구된 마찰전기 보조 전원기술에 대한 해결책으로 웨어러블 및 사물인터넷(IoT) 기기, 자가전원 센서 등에 활용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재료·화학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9월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