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장영태 화학과 교수와 포스텍 기초과학연구원 이순혁 박사 연구팀이 가장 단순한 탄소 분자인 포름알데히드를 사용,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유기형광분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유기형광분자는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해 형광을 내는 물질로 암세포 추적이나 유전자 분석 등 의료 진단 및 생체 이미징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유기형광분자인 트리메틴시아닌(Cy3)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분자량이 크고 매우 복잡한 화합물이 필요해 많은 부산물이 생성되고, 원자 효율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름알데히드(HCHO)에 주목했다. 하나의 탄소(C) 원자와 두 개의 수소 원자(H), 그리고 하나의 산소(O) 원자로 구성된 이 분자는 생체 내에서 단백질이나 DNA와 반응해 독성을 나타낼 수 있지만, 유기 합성 연구에서는 새로운 탄소-탄소 결합을 만드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된다.
우선 Cy3 합성의 핵심적인 단계인 분자 사슬에 탄소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복잡한 화합물 대신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 필요한 분자의 크기를 대폭 감소시켜 원자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비대칭 Cy3 합성을 원팟 반응(one-pot reaction)을 통해 부가적인 단계들을 생략, 합성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생체 내에서도 일정량의 포름알데히드가 대사 과정 중 자연적으로 생성된다는 점에 착안, 이 기술이 세포나 조직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쥐의 소장 조직을 분석한 결과, 염증 유도군에서는 염증으로 인해 Cy3 합성에 필요한 포름알데히드 양이 상대적으로 적어 형광 신호가 정상군에 비해 약하게 나타났다.
장영태 교수는 “포름알데히드를 활용해 Cy3 분자를 합성한 최초의 사례”며, “이 합성법은 비용 절감 효과와 높은 원자 효율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생체 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생명과학 연구와 진단 분야에서 유기형광분자의 활용 범주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라는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종합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