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가 국내 양판점 처음으로 LG전자의 가전 구독 모델을 도입한다. 가전 제조사 전문매장과 백화점에 이어 양판점으로 가전 구독이 확산되는 변곡점이 될 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일부 직영 매장에서 LG전자 가전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자랜드는 그동안 정수기에 한해 구독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형 생활가전으로 구독 서비스를 확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랜드를 비롯한 국내 양판점은 가전 제조사로부터 제품을 직매입, 판매하고 이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가전 구독은 구매자가 3년에서 최대 6년에 걸쳐 제품 가격을 나눠 결제하는 형태로, 기존사업과 완전히 다르다. 일반 판매 방식과 수익 발생 구조가 다를 수밖에 없어 적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별도의 계약 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양판점은 가전 구독 도입에 난색을 표해왔다.
고객에게 가전 구독 서비스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하려면 판매 직원에 별도 교육도 필요하다. 가전 구독에 특화한 별도 마케팅과 영업 전략 등 전사 차원의 추가 노력과 비용도 든다.
전자랜드가 이같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도입을 결정한 것은 가전 시장에 구독 수요가 점점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고가의 가전을 일시 구매하는 데 부담을 느낀 고객에게 월 분할 결제와 정기 관리의 강점은 매력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전자랜드와 LG전자는 가전 구독 판매에 따른 정식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핵심인 수익 배분 구조에 양사가 만족할 만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LG전자 가전 구독사업을 일부 매장에서 시범사업으로 운영하며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게 맞다”며 “세부 계약을 조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독서비스 확대를 위해 최근 여러 형태의 유통망과 가전 구독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달 롯데백화점에 이어 현대백화점도 'LG전자 가전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형가전 위주로 구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 반응 등을 기반으로 도입 점포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트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처음으로 LG전자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강서·김해점 등 총 117개 지점 내 LG전자 직영 매장이 대상이다. 추후 고객 반응에 따라 도입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유통망 뿐만 아니라 일부 온라인 유통 업체들도 가전 구독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