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험업계, '승환계약' 부담보 기간 최소 1개월까지 축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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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고혈압에 대해 3년간 보장받지 않는 조건으로 B보험에 가입했다. 2년 후 설계사의 권유로 B보험을 해지한 뒤 동일한 보험사 C상품으로 재가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담보 기간 3년이 다시 시작됐다. 부담보 기간 중 A씨가 고혈압으로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는 새계약 체결 후 3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다음달부터 보험을 갈아탈 때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부담보 기간이 대폭 축소된다. 생명·손해보험업계는 A씨 사례처럼 보장 공백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개정 약관을 적용할 예정이다.

부담보 기간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일정 기간 내 발생하는 보험사고에 대해 보상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는 도덕적 해이나 보험사기 예방 등을 위해 이를 운영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보험상품을 해지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승환계약 부담보 기간이 기존 '1~5년'에서 '1개월~5년'으로 변경된다. 길었던 보장 공백이 합리적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아울러 앞으로 보험사는 신계약 체결로 인한 부담보 설정시 기존 계약 경과 기간과 부담보 설정 질병을 고려해야 한다.

신계약 부담보 기간은 기존계약 부담보 기간 종료일 이내로 설정해야 하며, 부담보 질병도 기존계약에서 부담보로 설정했던 질병과 동일하거나 축소된 범위에서 지정해야 한다.

이는 지난 1월 금융감독원 공정금융 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된 불공정 금융관행 개선방안 후속 조치다.

당시 금감원은 2017~2023년 5월 기간 승환계약을 점검한 결과, 부담보 기간이 불합리하게 확대된 계약이 3만2000건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소비자는 더 좋은 보장을 위해 새로운 보험으로 갈아타더라도 부담보 기간이 늘어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는 등 문제를 겪었다. 예컨대 기존에 가입한 암보험에서 부담보 기간이 지났음에도 새계약 체결 때 재산정되는 식이다.

이에 생명·손해보험업계는 부담보 기간을 개선을 위해 올 초부터 금감원과 협의를 이어왔다. 내달부터는 모든 보험사가 이를 적용해 소비자가 보험을 갈아탈 때 발생하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과 생명·손해보험업계가 지속해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고 있고, 선제적으로 적용한 몇몇 보험사도 있다”며 “보험사마다 약관 표현이나 부담보 기간이 다를 수 있지만 불합리했던 관행을 개선하자는 취지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