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상반기 수백억원대 횡령·부당대출 등 내부통제 사건이 연달아 터진 우리금융과 NH농협은행에 대한 국회 맹폭이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달 30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에 대한 증인채택을 의결했다.
우리금융은 6월 180억원대 횡령사고에 이어 최근 350억원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내부통제 미비 지적을 받아왔다.
임 회장은 금융감독원 등이 지주 경영진이 직접 연루 여부와 상관없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으며 입지가 매우 좁아진 상태다. 은행 관계자는 “임 회장이 출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경우에 따라 국감을 계기로 회장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진할 가능성도 있다” 말했다.
실제로 임 회장은 양종희 KB금융회장,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달리 내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을 확정하지 않으며 국회 출석에 대비해 왔다.
현직 금융지주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거나 출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10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2023년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해외출장 등을 사유로 국감에 불출석했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역시 내부통제 이슈에 대한 질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은행에서는 올해 총 4건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허위 매매계약서를 악용한 약 109억원 부당대출을 시작으로, 5월 공문서 위조 및 업무상 배임 등으로 약 53억원, 가상 분양자 대출 취급으로 약 11억원 등 피해를 입었다.
NH농협은행은 10월 현재 차기 행장을 뽑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석용 행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며 연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회는 이번 국감서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 간 부적절한 연결고리도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에 입김을 미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행장은 취임 직전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지냈다.
이석용 행장 국회 출석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국회는 앞서 2022년 국감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행장을 모두 증인으로 채택했다. 당시 국감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불출석한 NH농협은행장을 제외한 4대 은행장이 출석해 내부통제 미비에 대한 질타를 받았다.
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 뿐 아니라, 지배구조에 관한 문제도 얽혀 있어 불출석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위는 이밖에도 구영배 큐텐 대표(티메프 사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데이터 유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주가조작),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대규모 임원 겸직)를 증인으로 확정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문제를 이유로 정무위 출석 요구를 받았다.
정무위는 다음 달 7일 국무조정실과 총리비서실 등을 시작으로 22대 국회 첫 국감을 시작한다. 10일에는 금융위원회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14일에는 예금보험공사와 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17일에는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대한 국감이 예정돼 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