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경기침체 등으로 파산 기업이 속출하면서 연내 폐업자 수 100만명 돌파가 유력하다. 제조업 파산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예산과 제도 문제 등으로 파산한 제조 중소기업이 보유한 특허 유지가 쉽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자 수는 98만6487명으로 전년(86만7292명) 대비 11만9195명 증가했다. 제조업 폐업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제조업 폐업자 수는 1만271명으로 전년(9449명) 대비 822명 늘었다. 한 해 동안 822개 제조사가 파산 등으로 폐업했다는 의미다.
폐업은 연내 100만 돌파가 유력하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지표화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10월 BSI 전망치는 96.2다. 기준선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파산 기업이 늘면서 기업이 보유한 기술 특허 보존이 문제로 대두된다. 기업이 파산하면 파산법원을 통해 청산 절차를 밟는데, 이 과정에서 소멸하는 기술 특허가 적지 않다. 통상 수요자들이 기술 특허를 헐값에 매입하려다 보니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최종 소멸하는 사례가 빈발한다.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기술평가 절차를 밟으면 기술 가치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5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폐업 기업에게는 큰 부담이다.
폐업하는 중소기업의 기술 특허 소멸은 우리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우리나라는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25~30%를 차지하는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수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85% 이상이다.
문제는 파산 기업 기술 특허 보존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특허권 유지에 한 해에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이 소요된다. 제도적으로 유예하는 방안도 있지만, 법적인 문제와 제도적 협의가 필요하다.
중소기업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관련 사안을 논의해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술 특허 유지를 위한 추가 예산 확보가 필요하고, 법제도 정비, 특허청과 협의가 필요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파산 기업에 대한 기술 특허 보존 역시 중기부 차원에서 지켜보는 사안 중 하나”라면서 “제조업은 우리나라 핵심 산업이고, 지켜야 할 원천기술은 보존해야 하지만 예산과 제도적 협의 등 여러 사안이 복잡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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