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망분리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시중은행이 생성형AI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선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외부망 연결'을 전제로 한 생성형AI 프로젝트로 혁신금융을 신청하며 도전에 나섰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 진행된 3분기 혁신금융(샌드박스)에서 생성형AI 과제를 제출했다.
KB금융은 최근 그룹 전체를 포괄하는 '그룹 공동 생성형AI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하반기에는 생성형 AI 활용을 테마로 사업을 확장한다. 특히 혁신금융에서 CSP(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에서 제공하는 상용 LLM(거대언어모델)모델 사용을 핵심으로 프로젝트를 전개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혁신금융을 통해 상용 LLM과 외부와 통신하지 않는 내부 LLM 사용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지주는 이번 혁신금융에서 복잡한 금융상품 접근성을 개선하고 언어 장벽을 완화해, 금융 취약계층을 보호하는데 초첨을 맞췄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고객이 궁금해 하는 금융 지식을 AI로 전달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면서 “혁신금융을 적극 활용해 외부 우수 기술 도입 장벽을 낮추고, 디지털 금융서비스 개발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혁신금융서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부망과 연결해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는 것을 추진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성 코드에 대한 유효성을 바로 검증해 분석·개발 업무 능률을 향상하고, 기술 내재화 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4분기 생성형AI를 주제로 한 혁신금융 신청을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으로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통해 손님케어센터 상담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해 상담사에 제공하고 △내부 업무에서는 금융 상품, 광고 심의 규정을 학습한 AI로 광고문구 자동 생성 및 심의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금융위는 올해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금융권 내부 시스템과 외부 AI 모델 연결을 허용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외에는 뱅크샐러드가 3분기 생성형 AI로 혁신금융을 신청하는 등 금융권 전체에서 움직임이 활발하다. 뱅크샐러드는 LLM 에이전트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마이데이터와 외부 금융 데이터를 인덱싱한 '개인 자산관리를 위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준비 중이다.
다만, 아직 대다수 상용 생성형 AI 사업자 서버가 해외에 있어 이 장벽을 넘는 것이 선결과제다. 금융위는 규제 특례기간 동안 금융사가 AI 사업자와 계약을 맺을 때 AI 사업자에게 '관할당국 등에 협조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인데, 이 조건이 실제로 작동할지 미지수다.
금융위 앞서 지난 달 말 생성형 AI에 앞서 금융권 업무망에 SaaS 활용에 대한 혁신금융 허가를 내주며 망분리 규제 해소 신호탄 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