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이 인력을 축소하며 사업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알리·테무·쉬인 등 C커머스의 패션 침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까지 겹치면서 패션 플랫폼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e커머스 시장 재편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같은 양상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무신사·카카오스타일·W컨셉 등) 패션플랫폼의 인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뉴넥스다. 지난 8월 24일 기준 패션플랫폼 브랜디와 하이버를 운영하는 뉴넥스의 직원 수는 140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309명이 줄었다. 지난 8월 카카오스타일과 W컨셉의 직원 수는 510명, 218명으로 각각 98명, 81명이 감소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인원을 일부러 줄인 것은 아니고 올해 초 사옥 이전 등의 영향으로 자연 퇴사자가 발생한 것”이라며 “여전히 채용은 열어두고 있고,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해 현재 필수 직무를 중심으로 채용 중”이라고 말했다.
패션 e커머스 1위 사업자인 무신사의 직원 수도 지난 8월 기준 1477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47명 소폭 감소했다. 이외에도 무신사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SLDT는 올해 초 비상경영을 발표하고 인력 30%을 줄인 바 있다.
유일하게 직원 수가 늘어난 곳은 에이블리로, 16명 늘어났다.
최근 패션 플랫폼은 누적된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인력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022년 영업손실 518억원을 기록했던 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 기준 영업손실 19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줄였다. SLDT 또한 같은 기간 적자 폭을 140억원 가까이 줄였다.
무신사도 지난해 9931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1조 매출 기업의 반열 올라섰지만, 지난해 86억 원 영업 손실을 내며 창사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W컨셉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82만원으로 전년(30억원) 대비 99.8% 감소했다. 뉴넥스도 지난해 약 5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알테쉬 등 C커머스가 초저가를 무기로 패션 시장까지 빠르게 진출하면서 패션 플랫폼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티메프 사태가 터지면서 정산 주기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e커머스사도 인력을 줄이는 등 내수 시장 전망 또한 어두운 상황인 만큼 패션 플랫폼 또한 체질 개선을 위해 몸집 줄이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추호정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교수는 “(패션)e커머스의 성장은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 지출여력 또한 저하되어 어려움이 상당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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