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을 향해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라고 제안했다.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정상화를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또 영풍과 관계개선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회장은 2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입 등에 대해서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영풍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자기주식 공개매수 취득 예정주식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수의 15.5%에 해당하는 320만9009주고 1주당 매수가격은 83만원이다.
최 회장은 이번 공개매수에는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 참여한다고 전했다. 베인캐피탈은 순수 재무적투자자로, 이번 공개매수에 약 43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주식수의 2.5%에 해당하는 51만7582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에 대해 “현재 상황 및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친 결과다”며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은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여러분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하여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로 초래된 자본시장의 혼란과 회사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수습하고자 취득하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고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중인 정책에 부합하는 '밸류업' 전략을 통해서도 고려아연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영풍 역시 고려아연의 주주로서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풍은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에 가담해 이용당하며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게 헐값에 넘길 것이 아니라 고려아연 지분을 투자재원으로 해 석포제련소 개선 등 경영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영풍이 적법한 경영판단을 통해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경우, 영풍의 중대재해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 확대 등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영풍과 장형진 고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만약 영풍이 원한다면, 우리는 석포제련소의 현안 문제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면서 “장 고문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 드리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싶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제안드린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영풍과 동업이 깨진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장 고문이 오해를 하거나 기분 나쁜게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어린 사람으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려아연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어쩔 수 없이 했다는 사실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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