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인 여성캐릭터를 여러 번 했던 저로서도 이번 '손보싫'이 과감하게 느껴졌다” 배우 신민아가 '손해영'으로의 현실로코 연기를 마무리하며 이같이 밝혔다.
2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tvN x 티빙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에서 열연한 신민아와 만났다. '손해 보기 싫어서'는 손해 보기 싫어서 (가짜)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의 손익 제로 로맨스 드라마다.
신민아는 극 중 여주인공 손해영 역으로 열연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손해보기 싫어하는 인물이라는 배경과 함께, 사회생활부터 연애관까지 주도적으로 이끌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감을 자연스레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상대 캐릭터인 김지욱(김영대 분)과의 연상연하 케미는 물론, 차희성(주민경 분), 남자연(한지현 분) 등 주변인들과의 친자매급 우애는 캐릭터의 이상적인 현실성을 부여하는 바로 비쳐지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로코' 대명사 다운 완급조절과 특유의 러블리한 감각으로 다져진 캐릭터는 기존 로코와는 다른 파격적인 코믹호흡 마저도 자연스럽게 인식시켰다.
신민아는 차분하지만 확실한 말투와 함께, '손보싫' 속 손해영으로 호흡하면서 느낀 바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손해영 캐릭터 호흡을 위한 중점?
▲감독님과 작가님이 먼저 말해준 캐릭터의 감정선과 함께, 대본의 톡톡 튀는 호흡들을 잘 표현하려고 준비했다. 특히 코믹포인트 못지 않은 현실 '명언' 수준의 대사들이 상당히 많아서, 이를 맛깔나게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집중했다.
-신민아가 바라본 손해영의 매력?
▲이름부터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인물이지만, 그 기준이 부정적인 것이 아닌 나름의 따뜻함을 품은 지점이라 특별했다. 또한 비호감이 우려될 정도로 시원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은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주변 친한 지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대본이 아닌 애드리브' 아니냐며 비슷하다고 하더라. (웃음)
-욕설연기나 성인용품 장면 등 파격 설정, 어땠나?
▲여태껏과는 다른 캐릭터감이었기에 정말 잘해내고 싶었다. 대본상에서부터 느껴졌던 귀여운 면모를 직접 표현하는 데 특별함을 느꼈다.
상상 속 장면이나 여러 상황에서 비쳐지는 거침없는 감정표현이 통쾌했다. 그 덕분인지 퇴사권고를 받을 때 묵음 형태의 애드리브 연기 또한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해영의 주된 결핍요소인 엄마와의 서사는 어떻게 해석했나?
▲엄마의 진심을 직접 듣지 못한 채 사랑을 갈망해오던 해영의 서사가 자연과 희성 등의 위탁아들과의 최종관계 속에서 해소되는 장면들을 보고 현실적이라 느꼈다. 캐릭터 본연의 성격과 함께 안타까움 속에서 엄마를 이해하는 모습으로 접근하려고 했다.
-차희성(주민경 분), 남자연(한지현 분) 등과의 관계는 워맨스 수준의 모습이었다. 어땠나?
▲엄마의 사랑을 향한 결핍과는 달리, 자연과 희성과의 관계는 의외라할 정도로 긍정적으로 나타난다. 실제 현장에서도 그러한 상황이었다.
이전에 만난 적은 없지만, 각각 자신의 캐릭터를 향한 애정이 분명한 친구들이 세트를 배경으로 편하게 촬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따뜻함이 느껴졌다.
-김영대(김지욱 역)과의 로맨스연기는 어땠나?
▲신선했다. 극 중 설정도 그렇지만 실제로도 나이차이가 있기에, 그 사이에서의 신선한 케미가 잘 표현된 것 같다. 욕심을 갖고 열심히 해준 영대 씨나 저의 열정이 잘 맞물려져 촬영현장도 재밌었고, 결과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직장 애환이나 결혼, 위탁아 등 다양한 사회적 요소가 담겨있는 '손보싫', 배우로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직장애환에 있어서는 승진욕구 등의 사회생활 측면이 해영의 명확한 감정선과 함께 두드러져 쉽게 이해도 되고 공감도 갔다.
반면 결혼 부분은 기존 로코와는 달리, 일반적인 형태의 만남이나 사랑이 아니기에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 쉽지는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캐릭터의 특별한 매력과 감정선으로 인해 이러한 요소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위탁아 등의 이야기를 포함, '손보싫'은 일반적인 톤을 벗어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기에 마냥 쉽게 생각할 수는 없지만, 그러한 지점들을 너무 심각하지 않게 잘 풀어나가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저도 다시 한 번 돌이켜보려고 한다.
-로코 대명사 신민아, 과거와 최근의 로코차이는?
▲기존까지 주체적인 여성캐릭터를 여러 번 했던 저로서도 이번 '손보싫'이 과감하게 느껴졌다. 대사부터 현실적인 모습이 강조되던 기존의 로코와는 달리, 터프하면서도 코믹한 호흡으로 이어지는 캐릭터구조와 장면들을 보면서 많은 변화점을 느꼈다.
-시청자 반응을 확인했는지, 기억에 남는 '손보싫' 반응은?
▲많은 분들이 큰 반응을 해주시는 걸 봤다. 공항 편지신과 함께 젤리반지 프로포즈 장면은 영대 씨 스스로도 무섭다 할 정도로 큰 환영을 받아서 배우로서 즐거웠다. 그 장면에서 물론 젤리가 너무 많긴 했는데(웃음), 만약 비슷한 상황에 제가 놓여있더라도 귀엽게 여겼을 것 같다.
-'로코=신민아' 공식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손보싫', 스스로의 로코수명은 언제까지라 생각하나?
▲그런 생각을 안할 수는 없다. 하지만 로코가 반드시 젊은 사람만의 사랑이야기는 아니기에 스스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중적으로 많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자,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긍정적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굳이 깨고 싶지는 않다. 다만 다양한 표현들과 함께 스스로 최선을 다하려고 다짐할 뿐이다.
-20년 이상 연기생활을 해온 신민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표현하고 싶은 마음과 의지다. 늘 편한 마음상태는 아니겠지만, 뭔가를 표현하며 결과물을 만들고 그를 인정받을 때 즐거움이 크다. 물리적으로 쉴 타임을 가질 때도 있지만, 캐릭터나 주제의식 등 매력적인 요소들에 끌려 연기하고 작품을 만들면서 번아웃을 느껴본 적은 없다.
-표현하고 싶은 배우 신민아, 도전하고픈 장르는?
▲진짜 코미디물, 시트콤류를 하고 싶다. 단순하게 망가지기 보다 영리하게 유쾌함을 전하는 '순풍산부인과', '하이킥', '프렌즈' 같은 느낌의 작품들을 하고 싶다.
-국내 못지 않게 해외인기가 컸던 '손보싫', 출연배우로서의 생각?
▲'갯마을 차차차'때도 느꼈는데, 우리의 작품 안에 담긴 감정선이나 이야기들이 세계공통인 것임을 느낀다. 그와 함께 한국드라마나 로코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상당수준이라는 것 또한 실감한다. 그 안에서 드라마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