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보험사 건전성비율(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악화되고 있다. 밸류업을 위한 금융위원회 규제 완화에도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하지 못하는 보험사가 다수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신문이 국내 보험사 41곳(생명보험 22개사, 손해보험 19개사) 상반기 공시를 취합한 결과 28곳 킥스비율이 작년말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이 200% 미만인 보험사가 21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킥스비율이 낮을수록 보험금 지급이 쏠리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소비자 보험금을 온전히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달 금융위는 올해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 200% 이상을 유지하는 보험사가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건전성이 우수한 보험사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덜 쌓는 방식으로 배당 여력을 확대할 수 있다.
보험사 밸류업과 주주환원 등을 위한 조치지만 당분간 해당되는 보험사는 소수일 것으로 관측된다. 상반기 상장 보험사 12곳 중 8곳 킥스비율이 200% 미만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생보업계에선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201.5%)을 제외한 모든 상장사가 배당재원 확보를 위한 건전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고 있지 않기에 배당가능이익 증가 효과는 누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과 동양생명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각각 162.8%, 166.2%로 작년말(183.8%, 193.4%) 대비 20%p가량 악화됐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도 198%를 기록해 200% 밑으로 떨어진 모습이다.
손보업계 상장사 중에선 삼성화재(278.9%), DB손보(229.2%), 메리츠화재(메리츠금융지주)(224.8%)가 조건을 웃도는 건전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현대해상 169.7% △한화손보 171.7% △롯데손보 139.1% △코리안리 186.0% △흥국화재 151.3% 등 상장사는 200%를 하회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리변동과 안착 기간을 고려해 배당가능이익 확대 보험사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지만, 현재 킥스비율로 추정시 당분간 상장 보험사 주주배당 촉진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해약환금준비금 하향 조건(경과조치 전 킥스비율 200% 이상 보험사)은 내년 190%까지 낮아진다. 금융위는 매년 10%씩 기준을 낮춰 오는 2029년 킥스비율 150% 이상 보험사까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보험사 자본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확대되는 조건을 적용하더라도 배당가능이익을 늘릴 수 있는 상장 보험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41곳 중 28곳 킥스비율 악화
200% 미만 보험사 절반 넘어
해약환급금 규제 완화에도
배당가능이익 확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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