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에 집중한다.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지점을 통·폐합하고 대형·전문화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1월 6일부로 서울 서대문과 신림 그리고 대전, 하남, 판교 등 5곳에서 영업점을 통합한다.
서울 남가좌동지점을 북가좌동지점으로, 신림남부지점은 대림동지점으로 합치고 대전 북지점은 유성금융센터로 통합한다. 경기도권에서는 하남금융센터를 하남테크노밸리지점으로, 판교2테크노밸리 출장소는 판교테크노밸리금융센터로 합친다.
신한은행 역시 이달부터 연말까지 서울과 광주 대구에서 영업점 5곳을 지점으로 대형화하거나 합친다.
이달 김포공항화물청사는 김포공항점으로 통합하고, 중구에 위치한 대기업강북지점은 대기업영업1부로, 영등포 대기업FI센터는 FI영업2부로 확대한다. 이 밖에도 11월에는 광주기업금융센터를 광주금융센터로, 대구기업영업센터를 대구금융센터로 대형화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시중은행 점포 수는 2989개로 지난해 연말(3011개) 대비 20개 이상 줄었다. 한동안 한자리 수였던 영업점 감소폭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기존 영업점 통폐합 방향이 몸집을 줄이는 다이어트에 가까웠다면 최근에는 '대형화' '전문화'에 초점이 맞춘 체질개선에 가깝다. 분산되어 있던 기능을 합치고, 고액 자산가나 외국인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달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출장소를 자산관리 특화 영업점 '투체어스W'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마스터급 PB 지점장을 내세워 고액 자산가에게 원스톱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KM국민은행도 11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WM 점포인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도곡센터를 오픈하는 등 자산관리 특화 점포를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연내 서울 강남 클럽1 PB센터지점 안에 패밀리 오피스 전용 공간을 준비 중이다. 개인을 넘어 '가문 자산 관리'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은 국내 거주 외국인 증가 추세에 맞춰 이들을 위한 오프라인 접점은 오히려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달부터 △본점영업부(미국·중국 특화) △광희동금융센터(몽골·러시아 특화) △의정부금융센터(태국·캄보디아 특화) △김해금융센터(인도네시아 특화) 등 4개 영업점에 외국인 전담 창구인 '글로벌 데스크'를 설치했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달 경기도 평택시에 외국인 전용 특화 점포 '평택외국인센터점'을 개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다국어 통번역 시스템과 외국인 창구 직원을 배치하고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말 영업도 시행 중이다.
기존 점포를 무인화 하는 작업도 연말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이달 말 기존 서소문지점을 'AI 브랜치'로 바꾼다. AI 은행원이 고객 상담부터 마감 업무까지 담당하는 완성형 '무인 영업점'이다. AI가 지점 업무 전 영역에 관여하는 첫 사례로 관심을 모은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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