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업계 최초로 유전성암 환자와 가족을 위한 보험 특약을 출시했다. 암 진단 후,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족의 암발생 위험을 높이는 유전성암으로 확인되는 경우 추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7일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주 삼성생명은 '특정14대암진단특약'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심사를 거쳐 일정 기간 다른 회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독점 판매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다. 소위 보험업계 특허권으로 불리며,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상품의 독창성, 진보성, 유용성 등에 따라 3~12개월 기간 배타적사용권을 인정하고 있다.
유전암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한 암을 말한다. 통상 악성종양 발현시 선천적인 문제를 가진 유전자가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을 억제하지 못해 발생한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면 가족의 암 예방 확률을 높일 수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검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 가족까지 한번에 여러 유전자를 검사하는 '유전성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수백만원에 이르는 등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유전성암 발생 후 10년간 검사·검진으로 소요될 비용을 환자 본인 1500만원, 환자 가족은 1인당 2000만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에 삼성생명은 가입자 본인 암진단 보험금뿐 아니라, 가족 유전자 검사를 지원하는 상품을 기획했다. 유전성암 환자에게 필요한 필수의료가 현실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적이다.
해당 특약에 가입하고 14대암으로 진단받으면 1차로 특약 가입금액의 20%가 보험금으로 지급된다. 이 재원은 유전성 여부 확인을 위한 유전자검사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후 유전성암으로 확인될 경우 추가로 가입금액 100%를 지급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입금액의 120%를 보장받으면서 치료와 검진·검사 등에 쓰이는 비용 부담을 덜고, 가족에게 닥칠 수 있는 암 위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생명은 이번 상품 개발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암 환자 및 판매자 인터뷰 △생명윤리법 관련 법률 검토 △전장유전체분석기관과 자문 협약 등 역량을 집중해 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일한 암이더라도 유전성이 확인되는 경우 가족까지 향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며 “암 유전에 대한 소비자 및 시장 관심도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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