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정밀 공개매수 경쟁에 법적공방까지…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격화

고려아연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고려아연이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전격 인상한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핵심으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종 법적 공방까지 벌이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이사회를 갖고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논의한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최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최씨 일가가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당초 주당 3만원에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영풍 측이 영풍정밀의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고려아연과 똑같은 3만원으로 상향했다. 영풍 측은 영풍정밀의 주식 43.43%를 매수한다는 계획으로, 최 회장 측의 목표인 25% 보다 많다.

이에 최 회장 측이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가격 인상과 매수 물량을 늘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로 떠올랐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의 고려아연 지분이 비슷한 상황에서 영풍정밀을 얻는 측이 고려아연 의결권에서 상대방을 앞설 수 있게 된다.

고려아연에 대한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영풍 측은 최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가를 주당 83만원으로 상향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동등한 조건을 만들었다. 최소 매입 수량 조건도 삭제했다.

고려아연과 영풍 측의 법적공방도 현재진행형이다. 우선 영풍정밀은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영풍 경영협력계약 이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영풍과 MBK 간 계약 자체를 정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영풍정밀은 장형진 영풍 고문과 강성두 사장, 영풍 사외이사 3명,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이 중대재해로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사외이사들만으로 이뤄진 영풍 이사회가 회사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위법하게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며 각종 가처분 신청과 민형사 고소 등 법적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임의적립금의 사용 목적 전환을 위한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의 독단적인 결정만으로 자사주 취득을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것은 절차상 위법하다는 주장이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