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집계 결과 영업이익 9조1000억원으로 당초 시장이 기대한 13조~14조원에 크게 못 미쳤다.
삼성전자는 8일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3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1%, 274.49% 성장해 지난해 실적 바닥보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무려 12.84% 감소했다.
당초 시장에서 기대한 13조원~14조원대에 근접하지 못한데다 지난 1분기에 제기된 시장 컨센서스인 1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저조한 실적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성과 부진에 일회성 비용인 3분기 성과급(PS) 영향까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지급된 PS는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사업이 호황일 때 일회성인 PS 지급 영향이 미미했지만 사업 부진이 맞물리면서 전체 성적에 끼치는 영향이 두드러졌다.
DS부문 이익은 7조원~8조원대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5조원대로 추정된다. DX부문은 기존 예상한 3조원대 초반 수준, 삼성디스플레이(SDC)는 1조5000억원대에서 1조3000억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예측된다.
DS부문 이익이 예상보다 줄어든 것은 D램 비트그로스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D램과 낸드 모두 매출은 전 분기보다 소폭 증가·유지했지만 출하량이 줄면서 DS부문 이익은 2분기 6조4510억원에서 3분기 5조원대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레거시 D램의 주요 세트 수요가부진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은 2분기 4060억원 손실에서 3분기 8000억원대로 손실폭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파운드리 수주 물량이 증가해 연내 분기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가 3분기 손실폭이 커지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스마트폰 사업의 3분기 성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폴더블폰 판매가 기대보다 부진했고 3분기 비수기 영향도 겹치면서 전 분기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반도체 사업 수장이 고객·투자자·임직원 대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고 사업 쇄신 각오를 다졌다.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로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위기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에 대해 별도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지속된 기술 경쟁력 우려와 큰 폭의 주가하락 등 '삼성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서 위기론이 촉발한 만큼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이 아닌 전영현 DS부문장이 직접 나서 사과한 것이 눈길을 끈다.
전 부회장은 위기 극복 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 △더 철저한 미래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을 제시했다.
전 부회장은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고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하고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