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택배 물동량이 사상 처음 50억개를 돌파했다.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가 100건을 넘어선 셈이다. 국내 e커머스 고공 성장세에 중국 e커머스(C커머스) 직구 열풍이 더해진 결과다.
9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 택배 물량은 51억5785만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22.45% 성장한 수치로 5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연간 성장률도 최근 10년 새 가장 높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20.93%)을 상회하는 수치다. 2022년 엔데믹 전환 이후 2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는 100.4회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8.5회 증가한 수치다. 이용 횟수 또한 5년 전인 2018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만 15세 이상 경제 활동 인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1인당 177.6회에 달한다. 전년 대비 30.7회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택배 시장 성장세는 e커머스 고공 성장과 맞물려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유통(e커머스) 주요 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9.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매달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며 외형을 키우고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 온라인 소비가 주류로 자리 잡으며 자연스럽게 택배 물동량도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C커머스 업체의 등장으로 인한 '메기 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국내 사업을 전개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로 인해 해외직구 물량이 늘었다. 또 C커머스를 견제하기 위해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이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간접적인 효과도 작용했다.
실제 국내 택배 물동량은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월 4억개를 넘기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 시점과 겹친다.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 행사가 몰린 지난해 11월에는 한 달에만 4억8000만개를 기록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택배 물동량도 당분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1위 CJ대한통운을 비롯해 3자 물류(3PL)에 진출한 쿠팡로지스틱스(CLS)와 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간의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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