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들끓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 패키지를 발표한 뒤 급등했던 중국 본토와 홍콩 주요 지수가 국경절 연휴를 지나고서도 지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상장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한달새 50% 가량 급등한 데 이어 증권가에서도 수혜주 찾기에 분주히 나서고 있다.
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주요 지수는 지난 8일 국경절 연휴로 인해 8일만에 재개장한 뒤로도 연일 상승세다. 지난 8일 중국 심천종합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2.92% 상승한 2176.47로 거래를 시작했다. CSI300 역시 10.76% 상승한 4450.37로 출발했다.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10% 이상 상승해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의 부양 패키지가 발표된 뒤 4거래일만에 중국과 홍콩증시 모두 지난 5월의 고점을 넘어섰다. 여기에 지난 8일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확장적 재정 및 금융정책을 소개하면서 상승세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9일 국내 증시 휴장에도 중국 증시는 여전히 상승 일로를 타고 있다.
국내 역시 중국 증시 상승에 따라 중국 관련 지수에 투자할 수 있는 ETF 매수세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국내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운용되는 TIGER 차이나항셍테크에는 지난 8일까지 한달간 약 4500억원에 이르는 거래대금이 오갔다. TIGER 차이나항셍태크 ETF의 2배 수익을 추종하는 레버리지ETF는 지난 한달간 101.02%의 수익을 거뒀을 정도다.
중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세에 국내 증권사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중국 부양책의 최대 수혜주를 소비재 분야로 꼽았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말 기준 여행·레저, 화장품, 의류, 유통섹터의 로컬 공모펀드 편입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면서 “특히 음식료는 전분기 대비 가장 많이 비중을 줄인 섹터로 연내 기관 수급 유입이 집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귀주모태주, 메이디그룹, 프로야화장품, 메이투안 등 4개 종목을 가장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꼽았다.
중국의 부양책으로 수혜를 입을 국내 종목에 대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철강금속 분야와 정유화학이 대표적이다. 특히 정유화학 업종의 경우 국내 증시에서도 화학 섹터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여력 확대에 따른 화장품 업종 역시 증권가가 주목하는 주요 업종이다. 유진투자증권에서는 금호석유와 LG화학, 한화솔루션 순으로 중국 부양책에 따른 선호 종목을 제시했다.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장기 단위로 이어질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물론 나오고 있다. 실제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ETF도 적지 않은 자금이 유입되는 중이다. 이승재 아임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볼 때 중국의 부양책 효과는 국경절을 넘어 좀 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황에서 11월전까지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아직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전망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