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은 스페인 1위 진단기업 웨펜과 기술공유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스페인 내 법인을 설립한다고 8일 밝혔다.
양사가 최종 계약 체결을 완료함에 따라 해당 국가별 정부승인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내년 상반기 신설법인 웨펜-씨젠이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젠과 웨펜이 기술공유사업 협업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 이래 2년여 만에 이뤄낸 결실이다. 지난해 3월 법인 설립 계약을 마친 이스라엘의 하이랩스-씨젠 법인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기술공유사업은 씨젠의 진단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각국 대표기업에게 공유하고, 전 세계 과학자를 비롯한 전문가가 참여해 사람과 동식물의 질병 진단 제품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씨젠의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은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최대 14개까지 하나의 튜브로 검사할 수 있고 여러 튜브를 사용해 패널 검사를 진행할 경우 수십 개의 주요 병원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기술공유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씨젠이 제공하는 PCR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에 최적화된 신드로믹 정량 PCR 제품을 자국에서 직접 개발,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씨젠은 핵심기술을 법인에 공유하는 한편 웨펜은 현지 시장 내 풍부한 인프라 및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페인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웨펜-씨젠 법인은 약제내성검사, 혈액검사, 장기이식 환자 모니터링 검사, 성매개감염(STI) 검사 등 감염성 질환 제품 개발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웨펜-씨젠 법인은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 씨젠의 기술공유사업을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스페인은 유럽 지역에서 네 번째로 큰 체외진단(IVD) 시장일 뿐 아니라 지역적으로 기술공유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에 따라 웨펜-씨젠 법인은 유럽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CE-IVDR) 허가 획득과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웨펜의 오랜 사업 경험에다 씨젠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신드로믹 제품 개발과 생산 역량까지 갖추게 될 웨펜-씨젠 법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도 기술공유사업에 관심있는 전 세계 각국 대표기업들에게 씨젠의 기술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