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orld Government Bond Index, WGBI) 편입에 성공했다. WGBI 편입으로 한국이 본격적인 선진 금융시장으로 분류됨과 동시에 채권자금 유입으로 국채 발행 여력이 늘어나는 등 재정운용에도 여유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채권국가분류 반기리뷰에서 한국을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WGBI는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돼 있는 선진채권지수로 추종자금 규모는 2조5000억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채권지수다.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지수(BBGA), JP모건 신흥국국채지수(GBI-EM)와 함께 전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채권지수로 꼽힌다.
FTSE 러셀은 이번 발표에서 “한국은 2022년 9월 WGBI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최초 등재된 후 국채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해 WGBI 편입 요건인 시장접근성 레벨2를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WGBI 편입을 위해 외환거래시간 연장 등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완료했다. 국제예탁결제기구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했으며 비과세 확대 등 투자자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해왔다.
이와 함께 올해에만 국채 투자기관 대상 라운드테이블을 9차례 진행하는 등 글로벌 채권투자자들의 피드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FTSE러셀은 편입 확정발표 1년 뒤인 오는 2025년 11월부터 실제 지수 반영을 시작해 1년 동안 분기별로 편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의 편입비중은 2.22%가 될 예정이며, 이는 편입된 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다.
정부는 WGBI 편입으로 금리가 안정됨에 따라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감소하고 외환시장 유동성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의 편입비중을 고려하면 WGBI 추종자금 중 약 560억달러(약 75조원) 규모 국채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또한 WGBI 투자자금은 단기적인 금리 수익을 위한 자본이 아니며, 장기투자 자금인 만큼 자금 유출입 변동성을 낮추며 예측성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WGBI 편입은 해당 국가경제의 안정성과 지속성, 정책 및 제도의 신뢰성과 투명성, 금융시장 효율성·개방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는 만큼 한국 경제의 위상이 제고되는 효과도 예상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FTSE러셀의 편입결정에 환영 의사를 밝히며 “이번 결정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역동성, 재정건전성을 높이 평가하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의 결과”라며 “앞으로 제도를 지속 보완하고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안정적으로 안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