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분석, 설계 관련 성과에 기여한 연구자 3명이 받게 됐다. 전날 발표된 물리학상과 마찬가지로 AI 관련 성과가 수상으로 이어졌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존 점퍼 구글 딥마인드 수석과학자를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베이커 교수는 단백질을 예측 및 설계하는 AI '로제타 폴드'를 활용,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구현했다. 2003년에는 새로운 단백질 설계에도 성공했다.
허사비스 CEO와 점퍼 수석과학자는 AI '알파 폴드'로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난제를 해결했다. 현재는 단백질을 넘어 DNA까지 분석하는 알파 폴드3까지 공개된 상태다.
위원회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우리만의 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는 것은 인류에게 큰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석차옥 서울대 교수는 이번 노벨 화학상 수상의 의의가 AI로 실제 실험에 준하는 단백질 구조 예측 결과를 낼 수 있게 된 점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해를 토대로 원하는 모양·성질의 생체분자를 만들고,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것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더욱이 적용 분야도 넓어, 그 효과가 막대하다고도 했다.
석 교수는 “(노벨 화학상 수상 성과는) 모든 바이오 분자, 질환에 적용 가능해 포텐셜이 엄청나다”며 “의약, 약학, 생명과학, 생명공학은 물론이고 생체재료, 환경 친화적인 물질 설계 등 무궁무진한 응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학상의 AI 분야 수상은 전날 물리학상의 뒤를 이은 것이다. 과학 분야에 미치는 AI의 막대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게 됐다. 노벨 물리학상은 머신러닝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가 받게 됐다.
이와 관련해 석 교수는 '기초과학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석 교수는 “1900년대 초 양자역학은 다양한 분야에 많은 파급 효과를 냈고 많은 노벨 물리학상이 해당 분야에서 나왔는데, 현재 AI 역시 파급효과가 수십 년 간 이어질 것”이라며 “물리학, 화학 둘 다 기초과학으로, AI 성과에 돌아간 것에 의아할 수 있지만, 이는 기초과학 패러다임 변화가 인정을 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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