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 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차세대 농업 기술로 세포 농업과 분자 파밍이 주목받고 있다.
분자 파밍은 농업과 제약을 융합한 신기술로 원료 의약품(API)을 식물조직배양이나 합성 생물학을 통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글로벌 분자 파밍 시장은 6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2030년에는 1조 7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에서는 혁신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관련 내수 시장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토포랩이 세포 농업과 분자 파밍 기술 도입에 성공하며 기후 변화로 인한 재배지 변화와 고부가가치 희소 원료 물질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식물조직배양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토포랩은 식물조직배양을 통해 대마, 퀼레이, 비누풀, 희수, 주목, 벨라돈나풀 등 고부가가치 작물의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혁 대표는 “세포 농업과 분자 파밍 기술이 재래적 농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중요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15가지 고부가가치 작물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토포랩은 기술보증기금의 벤처캠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설립 이후 지속적인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씨엔티테크와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등이 참여한 프리 A 라운드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으며, 향후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41억원을 추가로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 대마의 칸나비디올(CBD) 성분을 활용한 대량 생산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진통, 불안감 감소, 수면 장애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대마 관련 법을 개정함에 따라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혁 대표는 “세포 농업과 분자 파밍 기술은 기후 변화와 재래적 농업의 한계를 넘어서 인류의 생존을 도울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토포랩은 2024년 고양형 민간투자연계 기술창업지원사업(TIPS)에 '고부가가치 의료용 헴프 희소 물질 대량 생산 플랫폼 글로벌 수출 R&D'로 최종 선정됐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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