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글로벌 빅테크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환을 가속화하며 국내 기업에 '재생에너지 100% 활용(RE100)' 요구를 확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 수준인 한국은 태양광·풍력을 확대해 수출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종호 서울대학 교수는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주최로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ESG 포럼'에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시대 기업 ESG 혁신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폭우·가뭄·홍수 등 재난재해가 지구촌 각지에서 역대 최대 갱신하며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까지 기후위기에 '적응 정책'과 탄소배출량 '감축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들 또한 2020년대 들어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앞다퉈 'RE100'을 선언하며 직·간접 탄소 배출원인 스콥 1·2 영역을 넘어 원료 공급처인 스콥 3 기업을 상대로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세계 무역질서가 '탈탄소'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고, 탄소경쟁력이 곧 기업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홍 교수는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세계 9위 국가다. 에너지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하고 1차 에너지 소비는 세계 10위”라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9.5%에 불과해 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세계에는 중동까지 모두 나서 재생에너지 설치를 확대하고 있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35년이면 태양광이 세계 최대 발전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면서 “태양광은 인프라 설치비용이 가장 저렴할 뿐 아니라 1년 6개월이면 1GW를 건설할 정도로 설치 기간이 가장 짧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은 해상풍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큰 풍력 터빈 지름이 65m인데 유럽에는 235m도 있고 중국은 하이난섬에 292m급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은 한국의 강점 분야고 녹색 전환은 한국의 도전적 과제라는 점에 주목 디지털 기술을 융복합해 녹색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 교수는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필요한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며 (RE100을 선언한) 미국 빅테크들은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풍력 등은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또한) 과거 석탄화력 등 전통에너지 기반의 공급, 낮은 요금, 집중형 발전 중심 정책에서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반 수요관리를 하고 요금 정상화, 분산형 발전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제안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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