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기고]AI, 영어 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혁신과 도전의 균형

안소연 KAIST 교수.
안소연 KAIST 교수.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의 많은 영역을 재편하는 이 시대에 교육계에도 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영어 교육 분야에서 AI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확장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학습 경험부터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교수법까지, AI는 학습자와 교육자 모두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4년 교육학자 벤자민 블룸(Benjamin Bloom)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대일 개인 교습을 받은 학생들이 일반 교실 환경의 학생들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더 높은 성취도를 보였다. 이처럼 개인화된 교육이 큰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일대일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40년 전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각 학습자의 학습 패턴, 수준, 강약점 등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개인 교습의 효과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의 연구가 보여준 개인화된 교육의 효과를 AI로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특히 한국의 영어 교육 환경에서 주목받고 있다. “500만 학생을 위한 500만 개의 교과서”라는 비전을 내세운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의 배경에는 개별 학습자의 학습 별 강점과 약점 등을 감안한 맞춤형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수도권과 지방 간 영어 능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AI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AI의 활용은 모든 학습자에게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더 공평하고 효과적인 교육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에듀플러스][기고]AI, 영어 교육의 미래를 그리다: 혁신과 도전의 균형

한국은 영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매우 높지만, 일상에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여러 형태의 몰입형 영어 교육 환경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환경이 모두에게 큰 부담 없이 제공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에서 AI의 도입은 영어 학습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영어 교육은 단순한 언어 구사능력 습득을 넘어 학생들의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소양을 기르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AI 대화 시스템은 다양한 세계 영어(World Englishes)를 활용하여 글로벌 시대의 학습자들에게 다양한 영어 사용자들과 소통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일상 대화, 비즈니스 미팅, 학술 토론 등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학습자는 실제 상황에 대비한 연습을 안전한 환경에서 할 수 있다.

이처럼 AI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교육의 모든 측면을 대체할 수는 없다. 학생들은 여전히 교사의 지도와 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며,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아직 많이 관찰된다. AI의 발달이 가속화될수록, AI가 영어 교육에 가져올 혁신적인 변화 뒤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개인 정보 보호 우려와 같이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문제들도 있어,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여러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개인화된 학습 경험과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피드백 제공 측면에서 AI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영어 교육에서 AI의 활용과 관련된 연구와 교육에 활용이 시작되는 지금, 우리는 그동안 영어 교육에서 학습자와 교육자들이 느끼던 갈증이 무엇이었는지를 돌아보고, 이를 AI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영어 교육에서 AI의 잠재력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도전 과제에 대한 탐색이 충분히 이루어질 때, AI는 영어교육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혁신적인 동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