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새 도핑법 개발…“차세대 반도체 상용화 기여”

GIST 연구팀이 연구에 사용한 준이차원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왼쪽)와 p형 도핑을 위한 고분자 적용 방법에 대한 모식도 및 전도성 고분자의 화학적 구조.
GIST 연구팀이 연구에 사용한 준이차원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왼쪽)와 p형 도핑을 위한 고분자 적용 방법에 대한 모식도 및 전도성 고분자의 화학적 구조.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광희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김주현 히거신소재연구센터 박사팀이 비납계(lead-free)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새로운 p형 도핑 방법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한 고성능의 p형 박막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태양전지 분야에서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 소재는 26.7%가 넘는 고효율의 소자 성능으로 기존의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와 효율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가격 경쟁력도 높아 차세대 광전자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광전자 소자에 쓰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주요 금속 중 하나로 납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적인 문제가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주석(Tin)을 활용한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소재가 많이 연구되고 있지만 낮은 결정성 및 소재 자체의 많은 결함으로 인해 납 기반 페로브스카이트에 비해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산화가 잘 일어나는 주석 원소의 특징에 집중했으며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표면에 황(sulfur) 원소가 포함된 고분자 물질을 도입했을 때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전기적 성질이 향상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왼쪽)와 김주현 히거신소재연구센터 박사.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왼쪽)와 김주현 히거신소재연구센터 박사.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의 주석 이온이 고분자 물질의 황 원소와 상호 작용해 주석 이온의 산화수가 2가에서 4가로 산화되는 것을 관측했다. 생성된 정공이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남아 소재의 p형 도핑을 유도한다는 것을 홀효과 측정법 및 페르미 에너지 준위 측정을 통해 확인했다.

이 같은 새로운 p형 도핑은 주석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내부에서 발생하는 결함에 의한 재결합 손실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전하 운반자의 원활한 움직임을 일으킨다는 사실도 황인욱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박사팀의 펨토 세컨즈 레이저 순간 흡수 분광법 분석으로 규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규 p도핑 방법을 적용한 비납계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기반 박막 트랜지스터는 기존 소자에 비해 약 8배 높은 전하이동도인 53 cm2V-1s-1 을 보였다. 1000번의 소자의 온·오프 작동 시에도 안정적인 구동을 보였으며 전압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가지는 것을 입증했다.

이광희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유·무기 혼합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개발에 있어 큰 걸림돌인 중금속 납을 주석으로 대체하면서도 환경적 문제와 함께 전기적 특성 저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한 것”이면서 “이는 기존의 현대 반도체 소재 발전에 큰 영향을 준 도핑이란 개념을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에도 적용할 수 있어 차세대 반도체 소재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희 교수와 김주현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최근 '어얼리 뷰' 버전으로 온라인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