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올해 2.5조 녹색채권 발행...'ESG' 드라이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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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전반에 한국형녹색채권(ESG채권) 발행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금조달 방식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말 총 3600억원 규모 ESG채권을 신규 발행했다. 앞서 지난 3월 발행한 3500억원 채권까지 올해 총 발행금액은 7100억원으로 벌써 지난해 총량(2500억원)을 두배 이상 뛰어넘었다.

ESG채권은 발행자금이 친환경 또는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는 프로젝트 등에 활용되는 채권이다. 카드사는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부기관으로부터 채권활용 목적과 관리체계 등 적합성 판단을 받은 뒤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해 국내 카드사가 발행한 ESG채권 규모는 2조5300억원으로 작년 총량(1조9800억원)을 5000억원 이상 웃돌고 있다.

회사별로는 같은 기간 우리카드가 총 9900억원 ESG채권을 발행해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현대카드 7100억원 △하나카드 3700억원 △KB국민카드 1600억원 △신한·삼성카드가 1500억원씩 ESG채권을 발행했다.

채권 활용처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목적으로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음에도 최근 카드업계에 ESG채권 발행이 확대되는 이유로는 시장금리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 꼽힌다.

일반 회사채보다 비교적 저렴한 금리로 발행할 수 있는 ESG채권이 카드사 대체 조달 방식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현대카드가 발행한 ESG채권 표면금리는 3.28~3.41% 수준에서 결정됐다. 같은달 현대카드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 일반 회사채 표면이율은 3.59%로 ESG채권보다 더 높았다.

또 ESG채권은 환경·에너지 투자역할 등 조달한 자금이 사회적 가치 창출과 연결되는 만큼, 기업이미지 제고에 공헌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자나 기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도 유리하다는 전언이다.

현대카드는 이번 채권발행으로 현대차그룹과 연계해 친환경차량 구매 고객에 특화된 금융상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ESG채권 발행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함”이라며 “친환경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위해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ESG채권 발행금액 추이 - (단위=억원)(2024년은 3분기 말까지)
카드업계, ESG채권 발행금액 추이 - (단위=억원)(2024년은 3분기 말까지)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