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워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왔던 제게, 딱 맞는 확신을 줬다” 배우 정소민이 '엄마친구아들' 배석류로서의 삶을 마무리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강남구 HB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에서 열연한 배우 정소민과 만났다. '엄마친구아들'은 오류 난 인생을 재부팅 하려는 여자 배석류(정소민 분)와 그의 살아있는 흑역사인 엄마 친구 아들 최승효(정해인 분)가 벌이는 파란만장 동네 한 바퀴 로맨스다.
정소민은 극 중 엘리트 K장녀이자 위암수술 이후 고향인 혜릉동으로 돌아온 여주인공 배석류로 분했다.
부모의 기대와 주변의 시선으로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던 사회적 엘리트로서의 면모와 함께, 승효와의 우여곡절 연애를 더한 새로운 자아성장을 보이는 캐릭터 호흡을 담백하고도 부드럽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종영소감?
▲응원하고 싶은 석류 캐릭터와 함께, 끝까지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는 현장을 만나 행복했다. 이 현장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엄친아' 선택하게 된 계기?
▲석류의 서사에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많은 K-장녀들과 또래 청춘들이 느낄법한 아프고 힘든 시기들이 잘 그려진 것 같았다. 또한 우리 부모세대 이야기도 함께 그려지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배석류 캐릭터 준비?
▲4부까지 주어진 대본에서는 없었던 석류의 전사를 작가님께 요청드려 살펴봤다. 이 친구의 아픔이나 인생 갈림길에 선 모습에 공감이 가고, 응원하고 싶었다.
그를 토대로 뿌리라 생각되는 해릉동에서 자신의 아픔을 숨긴 채 제일 가까운 사람들과의 서사를 채워나가는 과정들을 고민했다. 또한 승효와 석류의 서사가 쌓이는 후반지점 또한 고민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주변에서 들은 것과 함께 돌이켜보면 바닷가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힘든 순간 손 내밀었던 사람에게 대답을 듣지 못한 원망과 옛날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들, 아픈 것을 감추고 말하는 석류의 모습이 잘 나왔다 생각한다.
-석류에게 승효란 어떤 존재였을까? 그를 이성으로 바라보게 된 지점은 언제일까?
▲석류에게 승효는 가족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들을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존재라 볼 수 있다. 그런 그에게 이성으로서의 시선은 아주 아이 때 수영장에서 귀를 대주는 장면부터 시작이 아닐까 싶다.
당시에는 몰랐고,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면서 묻혀진 게 있겠지만, 이후 돌이켜봤을 때 자각했던 것이라 짐작된다.
-요리 좋아하나?
▲원래 저와는 거리가 멀지만, 이번에 셰프님을 정말 잘 만나서 촬영하면서도 즐거웠다. 드라마 상에서 나왔던 것들만큼은 할 수 있다.
-정해인과의 찐친호흡은 어떻게 쌓았나?
▲서로 낯을 가리는 성격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서로가 선을 넘지 않는 상태에서 최대한 많이 편해지려고 노력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 호흡은 좋았다.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받아들여준 해인오빠 덕분에 장면 자체도 굉장히 풍성해졌다. 저만큼이나 해인오빠가 노력해준 해인오빠에게 감사하다.
-정소민의 삶에서 드라마틱한 순간이 있나? 인생의 명장면이라면?
▲석류도 스스로 바람직하게 살고 있는지를 돌아본 것처럼, 저 또한 20대 후반부터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 그렇게 돌이켜봤을 때 드라마틱한 순간은 조카의 탄생이라 생각된다.
또 어린 시절 우리 식구 넷이 거실에서 함께 잠들었던 기억이 명장면처럼 남아있다. 대단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닌, 소소하지만 편안한 순간이 제 삶에서의 최고 순간이 아닐까.
-정소민에게도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나?
▲여러 부분으로 분산돼있다. 가족이나 친구와 나눌 수 있는 유대감이 각각 다르고, 심지어 반려견과도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석류로서의 삶에서 깨달은 것?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워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왔던 제게, 딱 맞는 확신을 줬다. 그러다보니 반갑기도 하고, 순탄치 않은 흐름에 안쓰럽기도 하다.
또한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저는 물론 부모님께도 건강검진 제대로 잘 받으시라고 챙기게 됐다.
-정소민의 로코키워드?
▲사람마다 장르를 다르게 정의하고 볼 수도 있다. 실제 스파이더맨을 보고서도 울어보기도 했으니까(웃음). 저는 무언가 정의 내리기 보다, 주어진 이야기 안에서 캐릭터에 충실하면서 나머지는 보시는 분들의 몫으로 남기려고 한다.
-작품선택기준?
▲시기적으로 변해왔는데, 지금의 제게는 대본과 이야기가 중요하다. 그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촬영장에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것에 꽂혀있다.
-정소민에게 '엄마친구아들'이란?
▲다른 생활을 하다가도 그리워질 현장일 것 같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