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이 15일 2금융권을 긴급 소집해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로 인한 '풍선 효과'가 본격화되는 조짐이 보이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5일 상호금융, 보험사, 저축은행, 여신전문 금융사·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가계부채 관리 강화 회의를 연다. 11일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을 불러 점검회의를 한 후 나흘 만에 2금융권을 별도로 소집하는 것이다. 은행권이 대출을 바짝 조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추세로 봤을 때 2금융권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10월 1조원을 넘으면 2022년 5월(+1조4000억원) 이후 약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이번 회의에는 금융협회뿐 아니라 새마을금고, 농협중앙회,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개별 금융회사들도 참석한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나타나거나 우려되는 곳들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대출 이동이 본격화할 경우 추가 대책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50%인 2금융권 DSR 한도를 1금융권(40%)에 준하는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2금융권이 동시에 대출을 급격히 줄일 경우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 이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카드 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임에도 이번 회의에 개별 카드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