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IN JAPAN'이 특별한 웃음을 선물했다.
지난 13일 방송한 KBS2 '개그콘서트' 1093회는 일본 도쿄에서 펼쳐진 '개그콘서트 IN JAPAN' 1부로 꾸며졌다. 이날 '개그콘서트' 팀은 방송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공연을 진행했으며, 일본 개그맨 전문 매니지먼트사 요시모토 흥업 소속 개그맨들과 함께 웃음 축제를 열었다.
먼저 한국에선 익숙하지만, 일본에서는 좀처럼 없는 캐릭터 쇼 형식의 '심곡 파출소'는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위조품 판매 일당 이세진과 윤상민은 '스시' 백팩과 '다마네기(양파)' 수영복을 선보여 시선을 집중시켰고, 방범대원에 지원한 아롱이 홍현호는 동생 다롱이 오정율이 자신의 치부를 폭로하자 특유의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다른 개그 릴레이 코너 '숏폼플레이'에서는 '개그콘서트'의 선·후배들이 뭉쳐 관객들의 웃음 취향을 저격했다. 특히 공포 영화 '주온'의 토시오, 오타쿠 문화, '욘사마' 배용준 등 일본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소재를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개그맨 야마다 요시이는 "속도감도 있고, 이것저것 등장이 이어지는 게 일본에는 별로 없다"며 "SNS를 보는 것 같은 커튼 시스템은 일본에서도 먹힐 것 같다"고 '숏폼플레이'의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했다.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너 '데프콘 어때요'도 일본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공연 전 조수연을 비롯한 개그맨들은 언어적으로 일본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건 한계가 있을 거로 예상했다. '데프콘 어때요'가 기승전결이 있는 상황극이고, 신윤승과 조수연의 대화에서 주로 웃음이 유발되는데, 일본 관객들이 반 박자 늦게 내용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걱정과 다르게 일본 관객들은 신윤승, 조수연의 개그에 큰 웃음을 터트렸다.
일본 측에서는 해외 각종 경연 프로그램에서 눈도장을 찍은 개그맨들이 출격했다. 이탈리아 프로그램에 출연해 6개의 기네스 기록을 작성한 '비콘'은 마에다 시로의 작은 몸집을 활용한 아크로바틱 개그로 이목을 집중시켰고, 이치가와 고이쿠치는 '브리티시 갓 탤런트', '아시아 갓 탤런트'를 사로잡았던 방귀 개그로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 일본 TBS '킹 오브 콩트' 준우승, NTV '글로벌 코미디언' 우승을 차지한 '카게야마'는 '해결사 선배의 노하우(?)' 콩트를 선보였는데,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파격 노출이 한국 개그맨들은 물론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편, 오는 20일 방송하는 '개그콘서트 IN JAPAN' 2부에선 더 강력한 한국과 일본의 웃음 퍼레이드가 펼쳐질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홍은혜 기자 (grace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