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한달 가량 진행되면서 영풍과 MBK파트너스, 고려아연의 자료가 메일함을 가득채우고 있다.
이들이 보낸 메일의 주된 주제 중 하나는 공개매수가 인상과 이를 두고 양측의 엇갈린 반응이다. 양측은 각자의 공개매수에 주주들이 움직이게 하려고 높은 공개매수가를 제시했고 이로 인해 쩐의 전쟁이 촉발됐다. MBK 측은 공개매수가를 두번 상향에 주당 83만원에, 고려아연은 한차례 가격을 조정해 주당 89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상대방을 폄하해 지지를 얻고자 하는 비난전도 전쟁이라고 불릴만큼 수위가 높다. MBK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회사 사유화 및 원아시아파트너스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노골적으로 최 회장을 깎아 내렸다.
고려아연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향해 부끄럽지 않냐며 날을 세웠고 영풍의 경영 실패 및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등을 직격했다. 또 MBK를 중국자본이라며 고려아연의 해외매각 및 기술유출을 우려하기도 했다.
결국 메일의 주내용에서 돈과 비난은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비전은 보이지 않는다. 공개매수를 응하는데 있어 여론이 중요한 역할을 해 돈과 비난을 앞세우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하지만 진정으로 고려아연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비전을 내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업체인 고려아연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미래 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현 상황이 마무리된 이후 안정화를 위한 방책이 무엇인지 등 고려아연의 진정한 가치와 미래를 보여줘야할 때다.
MBK 측의 공개매수가 마감되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제는 약점을 잡고 비난하는 것이 아닌 고려아연의 비전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로 설득에 나서야 한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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