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부품사인 성우가 코스닥 상장으로 조달하는 750억원 이상의 자금을 북미 거점 확보와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 부품 생산 라인 증설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박종헌 성우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핵심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까지 북미 지역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2026년에 공장 건설 및 설비 셋업 이후 양산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성우는 지난 1992년 설립된 기업으로, 원통형 배터리 핵심 부품인 탑캡 어셈블리 제조사다. 탑캡 어셈블리는 원통형 배터리의 화재와 폭발을 방지하는 안전 부품이며, 성우는 이 제품을 LG에너지솔루션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성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67억원과 289억원이다.
회사는 공모 예정 금액 750억~870억원 중 400억원을 북미 생산 거점 구축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 애리조나주와 캐나다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으로, LG에너지솔루션 수요 대응을 위해 북미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경북 구미와 중국 남경 공장의 탑캡 어셈블리 제조 라인 이외에 북미에 건설하는 첫 생산 기지가 될 전망이다.
나머지 상장 자금은 4680용 부품 생산 능력 확대에 활용한다. 성우는 구미 공장에 4680용 탑캡 어셈블리 1개 라인을 갖추고 있는데, 약 350억원을 투자해 최대 2개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정중권 성우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는 “곧 양산이 시작되는 4680 배터리는 전고체 이전 최고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며 “4680 탑캡 어셈블리 생산 능력 증설을 위한 설비 투자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북미 생산 거점 구축과 증설을 통해 신규 고객사 확보와 신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넘버원 이차전지 부품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성우는 IPO에서 300만주를 공모할 예정으로 희망 공모가액은 2만5000~2만90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3761억~4363억원으로, 상장 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
이호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