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發 역직구 경쟁 본격화…K-셀러 모시기 '치열'

〈사진=이베이〉
〈사진=이베이〉

국내 역직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역직구 시장에서 파격 조건을 내건 가운데 국내외 플랫폼 또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고 있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는 GS25와 제휴를 맺고 편의점 택배 접수 서비스 'eGS GS25'를 론칭했다고 14일 밝혔다. 한국 내 역직구 셀러들이 집 앞 편의점에서 해외 배송을 간편히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해외 배송 채널을 다각화해 역직구 셀러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셀러는 이베이 통합 배송프로그램 'eGS'를 통해 택배 접수를 하고 판매 제품을 편의점 GS25에 맡기면 된다. 이후 인천 물류센터로 제품이 전달되면 검수부터 통관·현지 배송까지 모든 절차가 일괄 처리돼 고객에게 배송한다. 이베이는 지난 4일 국내 상위 50개 셀러와 소통하는 '2024 셀러 밋업' 행사를 열기도 했다.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에서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성전 기자〉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제1회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셀러 포럼'에서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성전 기자〉

역직구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알리바바그룹이다. 알리는 이달 중 국내 셀러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론칭한다. 글로벌 180여 개 국가, 1억5000만명의 소비자에게 한국 상품 전용관 'K-베뉴' 입점 상품을 소개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역직구 셀러에게 향후 5년 간 수수료·보증금 무료라는 파격 조건을 내건 상태다.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도 한국 역직구 전용 페이지 '파빌리온'을 최근 론칭한 바 있다. 알리바바닷컴이 특정 국가 전용 웹사이트를 오픈한 것은 아시아에서 한국이 최초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 B2B에 걸쳐 역직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밖에도 글로벌 크로스보더 주요 플랫폼으로 꼽히는 미국의 아마존, 동남아 기반의 쇼피, 일본 라쿠텐 등이 국내 역직구 셀러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무주공산'인 국내 역직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중국 e커머스(C커머스) 사업 확장으로 활성화된 직구 시장에 비해 역직구 시장은 여전히 성장기인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8월 해외 역직구 금액은 17억67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3.5% 늘었다. 다만 39억1700만달러를 기록한 해외 직구액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K-콘텐츠 인기 등에 힘입어 국내 상품에 대한 해외 수요는 급증하는 상황이다.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 영향으로 큐텐 역직구 물량이 급감한 점도 경쟁 업체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크로스보더 물류 고도화까지 더해져 역직구 시장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뷰티·패션·식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이 각광 받고 있다”며 “글로벌 셀링 네트워크가 탄탄한 해외 플랫폼의 역직구 시장 공략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