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산업부 장관들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자칫 '회색 코뿔소'를 물리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이 14일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특별대담에 참석한 역대 산업부 장관들은 우리나라 반도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동시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과 정책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쏟아냈다.
AI 시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싸고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국가별 반도체 산업 지원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행보는 더디고 지지부진했다.
당장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알려지며 위기 의식이 공유되고 있지만 전략이든 정책이든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경제와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한경협이 반도체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을 위한 공론장을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저간의 사정을 감안하면 역대 산업부 장관들의 고언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분명하다.
이윤호 전 장관은 “정부가 반도체 산업 지원에서 '대기업 특혜' 우려를 이겨내고 '국가 전략산업 지원'으로 시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문했다.
성윤모 전 장관도 다른 나라보다 빠르고 다양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윤상직 전 장관과 이창양 전 장관은 신규 원전 건설과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조기 상용화로 심각한 전력수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별법 제정 필요성도 제기했다.
역대 산업부 장관들이 제기한 의견 모두 모르는 내용이 아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실행되지 않은 게 대부분이다.
특별대담이 의미있게 하려면 이전과 이후가 달라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화답해야 한다. 말로만 할 게 아니라 획기적 실행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 전략이든 정책이든 성과를 내려면 현장이 반응하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반도체가 경제회복의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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