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의 재사용을 위한 회수 시도에 성공했다. 차세대 우주 발사체의 재사용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우주기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스페이스X는 13일(현지 시각) 오전 7시 25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 발사시설 스타 베이스에서 스타십 5차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스타십은 발사 약 3분 후 발사체 아랫부분인 슈퍼헤비 로켓을 순조롭게 분리했다. 이어 발사 7분 후 슈퍼헤비 로켓이 발사지점으로 돌아와 수직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슈퍼헤비 로켓은 엔진 재점화를 통해 역추진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줄였다. 수직하강 과정에서 방향을 살짝 조정해 발사탑에 설치된 젓가락 모양의 로봇팔 사이에 정확하게 들어갔다. 두 개로 이뤄진 로봇팔은 슈퍼헤비 로켓 상단부를 안정적으로 붙잡으면서 슈페헤비 회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시험비행 전까지 진행됐던 4차례의 시험비행에서 슈퍼헤비를 멕시코만 바다로 하강해 입수시켰다. 그러나 이날 시험비행에서는 로봇팔 발사탑 가동을 위해 필요한 수천개 기준 충족 여부가 확인됨에 따라 처음으로 시도했다.
스페이스X는 앞서 2016년 슈퍼헤비보다 작은 로켓인 팰컨9을 역추진 방식으로 해상 무인선 위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어 이번 시험비행에서 신기술을 활용한 슈퍼헤비 로켓 완벽 회수에 성공함에 따라 우주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
슈퍼헤비 로켓은 랩터 엔진 33개로 추동되는 역대 최강·최대 규모 로켓으로 1700만 파운드의 추진력을 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보유 발사체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우주발사시스템(SLS)보다 2배 강력한 수준으로 이를 발사한 뒤 온전히 재착륙시키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스페이스X는 이번 시험비행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신기술 적용을 통해 하루에 여러 차례 발사를 시도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사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로켓을 만드는 비용 또한 절감되면서 수익성과 발사 비용 절감 등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이날 시험비행에서는 슈퍼헤비 로켓 회수 외 2단 우주선인 스타십도 예정대로 비행을 마치고 인도양 해역 목표 지점에 성공적으로 입수했다.
스타십은 사람이나 화물을 150t까지 실을 수 있게 만들어진 유인 우주선으로 NASA의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에 사용될 예정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날 시험비행에 대해 “다섯 번째 스타십 비행 테스트에 성공한 스페이스X를 축하한다”라며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하에 지속적인 테스트를 하면서 달 남극과 화성 탐사 등 대담한 임무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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