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승현 기계로봇공학부 교수팀이 고성능 전기자동차 배터리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 시간인 3분 20초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혁신적인 충전 케이블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30분 이상 걸린다는 점이 전기차 사용의 불편 요인으로 남아 있는 데 긴 충전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열전도도가 낮은 충전 케이블의 절연 피복이 열을 잘 전달하지 못해 내부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며 둘째로는 급속 충전 시 발생하는 과도한 열을 효과적으로 냉각하지 못해 충전 시간이 길어진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급속 충전 조건에서의 냉각 루프를 활용하고, 수평 환형관 구조에서 절연유체를 사용하여 발열 케이블을 효율적으로 냉각하는 방법을 실험으로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발열 케이블 표면에 기포 생성을 촉진하여 상변화(끓음)에 의한 더욱 효율적인 열전달을 가능하게 했고, 이를 통해 과열이나 고장을 방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냉각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7m 상용 충전기 케이블에 대한 예측 결과, 800Vdc 전기차 배터리 기준으로 1440㎾(1800A)급 충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640㎾(800A)급 급속 충전기보다 2배 이상 빠른 충전 속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고속 카메라를 실험 모듈 측면에 설치해 발열 특성을 관찰하고, 기포의 거동과 냉각 과정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운전 조건에서 과냉각 비등유동의 성능을 분석할 수 있었다. 7m 충전 케이블의 안전 온도(80℃ 이하)를 유지하는 조건에서 과냉각 비등유동과 단상 대류 냉각 성능을 비교하고 동일한 냉각 유량 조건에서 케이블의 안전 온도를 유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80% 및 100% 충전 시 소요되는 충전 시간을 측정했다.
이를 통해 과냉각 비등유동은 단상 대류 냉각에 비해 우수한 냉각 성능을 발휘해 고전류 충전이 가능하고,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일한 충전 전류 조건에서 케이블의 안전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각 유량과 펌프 모터 요구 동력을 비교한 결과, 과냉각 비등유동은 더 적은 냉각 유량으로도 안전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에너지 소모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현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전기차 충전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전기차 사용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