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 리콜 대수가 475만대를 넘어 2년여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자동차부품 전장화, 모듈화 흐름이 가속화되며 리콜 대수가 급증한 영향이다.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실시한 자동차 리콜 대수는 475만5829대로 집계됐다. 올해를 두 달 이상 앞두고 종전 연간 최대 리콜 기록인 2022년 329만2667대를 146만대 이상 앞섰다.
올해 리콜 대상 차종 역시 2112종에 달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리콜 대상 차종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21년 2113종이다.
리콜 대상 차종이 해마다 증가하는 이유는 전장부품 탑재가 늘고 있어서다. 효율성을 위한 모듈화로 한 차종에서 결함이 발생할 경우 부품을 공유하는 다른 차종까지 리콜이 확대되며 리콜 대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체 리콜 대수 475만대 가운데 국산차는 141종 388만2454대, 수입차는 1971종 87만3375대를 차지했다.
국산차 리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제조사는 현대차로 231만3337대를 기록했다. 이어 기아 139만8684대, 르노코리아 12만3212대, 한국지엠 3만4602대, KG모빌리티 4805대 순이다.
현대차·기아 리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달 91만대, 이달 60만대 등 잇달아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말 현대차 그랜저, 기아 모하비 등 71만여대가 전자제어유압장치(HECU) 내구성 부족,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20만여대가 엔진 내 부품 체결부 내구성 부족을 이유로 리콜에 돌입했다.
이달에는 현대차 쏘나타, 기아 포르테 등 7개 차종에서 에어백 제어장치 설계 오류, 전자식 브레이크 소프트웨어(SW) 오류 등이 발견돼 60만대 이상이 리콜에 들어갔다.
수입차 리콜은 BMW코리아가 30만5446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21만3228대, 테슬라코리아 21만136대, 스텔란티스코리아 2만9897대, 폭스바겐그룹코리아 1만6843대 순이다.
BMW코리아는 에어백 부품 결함, 벤츠코리아는 48V 배터리 접지부 연결 볼트 고정 불량, 테슬라코리아는 후드 SW 오류 등 다양한 사유로 리콜을 결정했다.
리콜 대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결함을 시정하는 리콜 진행률이 저조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6개월간 리콜 진행률이 70%를 넘지 못해 정부로부터 리콜 재통지 명령을 받은 차량이 370만대에 달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