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윌에서 공인중개사 부동산공법 '1타 강사'이자 해당 분야 베스트셀러 집필자로 활약 중인 오시훈 교수. 지난해 연말 홀트아동복지회 후원을 시작으로 올 여름 개최된 홀트아동복지회의 시설청소년 자립지원사업 '파랑새, 꿈을 향한 날갯짓' 7기 자립캠프 참여에 이르기까지 그는 이제 시설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의 성장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멋진 '키다리 아저씨'로 그들의 꿈에 함께하고 있다.
오시훈 교수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나눔의 가치와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Q. 어떻게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후원을 시작하게 됐나?
2023년 연말에 공인중개사 부동산공법 특강과 서적판매 수익을 시설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써달라고 전달한 것이 그 시작이다. 첫 후원을 위한 미팅 이후 1000만원을 더해 2000만원을 후원했다. 그 전에 다른 기관에도 후원했지만, 홀트아동복지회만큼 기금의 사용내역과 사용처 등을 철저히 보고하는 기관이 드물었다.
그래서 믿고 후원에 참여하게 됐다. 예비 공인중개사들의 참여로 후원하는 것인만큼 학생들에게도 기부소식을 알렸다. “여러분이 공부하는 것이 시설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나눔에 동참하는 셈”이니 “공부하는 과정이 힘들더라도 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생각하며 힘을 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Q.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이후 공인중개사 공법 강의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중학교 2학년 기술수업에서 제도 실습을 했는데 선생님이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신 것을 계기로 일찌감치 건축학과로 전공을 정했다. 한양대 건축공학과에서 석·박사까지 수료 후 교수로 학교에 남을지 아니면 다른 일을 할지 기로에 섰을 때,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산응용 건축제도 기능사(CAD) 자격증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강사로서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
지금까지 30년째 이 일에 종사하고 있는데, 아무리 몸이 안 좋아도 강의만 하면 아픈 게 사라지고 힘이 난다. 아무래도 가르치는 일이 천직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어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받은 만큼 환원한다는 생각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부동산공법에는 '건축법', '주택법', '국토계획법', '도시개발법', '도시정비법', '농지법' 총 6개 분야가 있다. 사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공부할 양이 적지 않다. 그런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머릿속에 쏙쏙 집어넣어주는 게 내가 하는 일이다. 1타 강사로서 자부심도 있고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내가 공부한 건축이 부동산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확장되기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Q. 특강과 서적판매 수익을 후원한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무엇보다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피드백이 정말 좋았다. 비록 오시훈이라는 이름으로 기부하지만, 학생들 본인이 낸 수강료와 구입한 교재비가 기부로 전해지는 셈이니 그것에 대해 더 감동하고 공감하는 것 같다. 지난달 마지막 특강 때도 특강 수업료의 수익은 기부할 것이라고 알렸더니 학생들 중에는 “자신도 공인중개사가 되면 수익을 후원할 것”이라며 벌써부터 나눔 실천 의지를 보이는 학생들이 있어 뿌듯했다.
Q. 홀트아동복지회의 시설청소년 지원사업인 '파랑새 꿈을 향한 날갯짓' 7기 자립캠프에 함께한 소감은?
후원하는 대상자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들을 만난 후 더 행복한 마음으로 후원할 수 있게 됐다. 외부에서 측은함이나 연민의 감정으로 색안경을 끼고 시설청소년들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그들도 여느 청소년들처럼 밝고 멋진 아이들이다. 그들이 어려운 환경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기부가 계속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환경으로 인한 부족함은 불편할 뿐이지 큰 어려움은 아니다. 어른으로서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역할을 맡아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자립캠프는 시설청소년의 성공적인 자립을 목표로 한 멘토링 활동이라고 들었다. 아이들이 시설에서 퇴소한 후 집을 구할 때 반드시 체크해보고 유의해야 할 점 등 부동산 지식을 캠프의 특별 강연을 통해 나름 꼼꼼하게 설명해주려고 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서 앙코르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는 피드백을 받고 큰 보람을 느꼈다.
Q. 이렇게 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내가 기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선한 영향력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훗날 수험생들이 시험에 합격해 공인중개사가 되었을 때 그들의 자발적인 나눔 실천이 더욱 큰 사랑으로 전달될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에는 어른이 되면 기부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 하나를 통해 세상이 바뀔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행동이 나눔의 시작이기에 그 첫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본인이 생각하는 후원의 의미와 향후 목표는?
나눔이 의무는 아니지만 의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예를 들면 '오시훈 장학재단' 같은 것을 만들어 나눔을 실천해볼 생각이다. 시설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나눔을 받은 만큼 훗날 나누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앞으로 그들이 학업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후원으로 돕고, 공인중개사 강의 때마다 학생들에게 나눔의 영향력을 전하는 것이 목표다. 후원이 더욱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