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한국 병원정보시스템(HIS) 업계 최초 유럽 진출에 성공하겠습니다.”
이상헌 휴니버스글로벌 대표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정보기술(IT)과 의료를 결합, 국내 최초로 유럽에 HIS 공급 사례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특히 진출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등 경쟁력 있는 국내 스타트업과 동반 진출을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사업을 시작한 핀란드를 거점으로 유럽의 다양한 병원에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병원 내 사용하는 여러 솔루션을 묶은 HIS 외에도 개별 솔루션으로 나눠 판매하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휴니버스글로벌은 고려대의료원 의료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2019년 설립됐다. 국내 최초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 'PHIS'를 개발, 국내 주요 병원에 공급했다. 당시 이 대표는 고대안암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를 맡고 있으면서 PHIS 개발을 총괄했다. 개발 이후 사업화를 위해 설립한 휴니버스글로벌을 이끌고 있다.
회사는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을 꾸준히 타진해 오다 핀란드에서 먼저 'PHIS'에 관심을 보였고, 적극적인 협업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최고 수준 의료IT 체계를 갖춘 핀란드는 클라우드, AI 등을 활용해 국가 의료IT 시스템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핀란드 정부·기업 관계자가 본사를 방문해 자국 진출을 적극 요청했다”면서 “핀란드는 의료 분야에 클라우드 등 IT 도입에 대해 열려 있는 데다 지방정부의 연간 HIS 입찰 규모만 4000억원에 달하는 등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휴니버스글로벌은 핀란드 진출 첫 단추로 최근 현지 대형 IT서비스 기업 '핀야'와 피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휴니버스글로벌 'PHIS' 핀란드 버전을 현지에서 전문적으로 영업·판매하는 채널을 확보한 셈이다.
이 대표는 핀란드 내 첫 구축사례를 만들기 위해 1년가량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병원 IT 입찰 자체가 까다로운 데다 영향력이 강한 현지 업체는 물론 에픽 등 글로벌 의료IT 기업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휴니버스글로벌은 이들과 맞서 이길 수 있는 무기로 '기술'과 '가격'을 들었다. 회사는 핀란드 진출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국내 스타트업과 연합전선을 꾸릴 계획이다. 간호 스케줄링, 메타버스 기반 간호교육, 개인건강관리(PHR) 등 전문 솔루션 업체와 협업해 이들의 솔루션을 'PHIS'에 탑재한다. 차별화된 기능 제공과 함께 개별 솔루션 구매 옵션도 제공해 국내 스타트업 유럽 진출 길을 터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에픽, 써너 등 글로벌 기업 HIS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적극적으로 영업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한국의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해 PHIS 경쟁력을 높이고, 함께 해외진출도 타진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면서 “핀란드를 교두보로 삼아 유럽에서 우리나라 의료IT 기술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