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출범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이에 입점업체들은 다음주 열릴 8차 회의 전에 공통의 상생안을 만들어 배달플랫폼에 요구할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7차 회의에서 차등 수수료를 바탕으로 한 수정된 상생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배민은 7차 회의에서 기존 상생안에서 상위 60~80% 구간 점주를 대상으로 손님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 철회했다.
배민은 지난 6차 회의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기준 상위 60% 점주에게는 기존과 같은 9.8%의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상위 60~80%에는 4.9~6.8%를, 상위 80~100%에는 2%를 각각 차등 적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 중 상위 60~80% 구간에서는 점주가 손님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1000원이면 수수료율 6.8%를, 1500원이면 4.9%를 각각 적용하는 조건부 안을 제시했다. 지난 7차 회의에서는 할인혜택 제공 조건을 철회했다. 대신 수수료율 6.8%를 적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조건부 할인 혜택에 대한 입점단체 반발을 수용한 조치다.
요기요는 지난 7차 회의에서 6차 회의와 같이 차등 수수료를 골자로 한 상생안을 제시했다. 주문 수가 많은 업주에게 수수료 할인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배민의 상생안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존의 '요기요 라이트' 요금제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위대한상상은 매출액 하위 40%의 점주가 내는 중개 수수료 중 20%를 광고비 등에 사용하도록 포인트 형식으로 돌려주는 내용의 상생안도 담았다.
반면 쿠팡이츠는 수수료 인하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배민처럼 '가게배달'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7차 회의에서 제시했다. 다른 조건에 대해서는 정해지는 상생안을 따르겠다는 입장 정도만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협의체를 조율하는 공정위는 배달 플랫폼 3사 모두 차등 수수료를 확대하거나 기본 수수료 인하에 대한 입점업체의 요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오는 23일 8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배달 플랫폼이 더 높은 수준의 상생안을 공통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입점업체와 합의안을 도출하기가 어렵다. 8차 회의에서 합의가 불발되면 정부가 권고안을 제시하거나, 국회와 함께 배달 수수료 상한제 입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입점업체들은 배민이 제시한 상생안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8차 회의에서 입점업체 단체 4곳의 공통안을 만들어 제시할 계획이다.
입점업체 한 관계자는 “기본 2%에 최대 상한 5%로 두고 매출액 구간 나눠서 차등으로 수수료 부과하자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사업자 단체끼리 공통 요구안을 만들어 8차 회의 전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차등수수료 놓고 줄다리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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